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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 당신도 휠체어 탈 수 있다

중앙일보 2012.04.16 05:15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은 인구 20명 중 1명 꼴이다. 뇌졸중 후 사지마비, 사고에 의한 절단,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등 겉으로 드러나는 장애인만 230만 명이 넘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숨이 차서 화장실에 갈 수 없는 호흡장애, 운동을 할 수 없는 심장장애,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요루장애 등 내부 장기 문제로 인한 장애인 수도 11만 명에 달한다.


[커버스토리] 20일 장애인의 날 … 생활 속 사고·질병 예방법

문제는 이런 장애인 10명 중 9명이 후천적 장애라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강성웅 교수(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는 “지금처럼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선 우리 모두가 예비 장애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천적 장애는 예방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박사(예방의학 전문의)는 “장애의 90%는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일어나는 장애의 유형을 알아보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후천적 지체장애 최대 원인은 교통사고



국내 장애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지체장애(팔다리나 몸통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경우)다. 지체장애인은 후천적 장애 비율이 97%에 달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교통사고다. 한해 약 35만여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며. 그 중 많은 수가 장애인이 된다. 주로 교통 사고 뒤 척수(척추 뼈 속 신경)가 눌려 하지마비, 또는 전신마비가 된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희상 교수는 “목 쪽 신경이 눌리면 전신마비, 허리 쪽 신경이 눌리면 하지마비가 된다”고 말했다.



스포츠 손상은 교통사고 다음으로 많다. 김희상 교수는 “등산·승마·스키·수영을 하다 떨어지거나 넘어져 사지, 또는 하반신 마비가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박종혁 박사는 특히 수영할 때 조심하기를 권고했다.



박 박사는 “2008년 국립재활원 조사 결과, 어린이·청소년 사지마비 장애원인의 20~30%가 수영장 또는 계곡의 얕은 물에서 다이빙을 하다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시 응급상황에 잘 대처하면 장애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박인철 교수는 “교통사고·스포츠 사고 장애의 대부분이 응급처치만 잘했어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철 교수는 가장 흔하게 범하는 부주의한 조치가 ‘업고 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가 나면 그 자리에서 119를 부르며 척추 뼈가 일(ㅡ)자가 되도록 눕혀야 한다. 몸을 주무르거나, 눕힌 뒤 베개를 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들것에 눕혀 옮기는 일도 해선 안 된다. 박인철 교수는 “사지 고정장치 없는 들것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부러진 척추 뼈가 신경을 눌러 영원히 마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질병·사고로 시각·청각 잃은 사람 40만 명



갑작스런 질병으로 장애인이 되기도 한다. 뇌졸중에 의한 지체장애가 대표적이다. 러스크재활병원 박선구 원장은 “동맥경화·관상동맥질환이 있다면 미리 관리해야 뇌출혈·뇌경색에 의한 장애(뇌병변 장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도 급증한다. 한국실명예방재단 자료에 따르면 후천적 질환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은 사람은 18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시각장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장애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황반병성·당뇨병성망막증· 녹내장이 실명 요인의 대부분을 차지 한다”며 “5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후천적 청각장애인은 현재 1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하나이비인후과 김희남 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 유모세포와 청신경이 퇴행하면서 노인성 난청이 발생한다.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청각장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밖에 바이러스 감염, 면역력 약화,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청력을 잃는 경우도 있다.



내부장애도 있다. 신체 장기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도 장애등급을 받는다. 대표적인 내부장애로 신장·심장·호흡기·장루와 요루 장애가 있다. 이런 내부장애는 전체 장애의 약 5% 정도다.



후천적 장애인이 많아지자 보건당국과 대한재활의학회 등에서도 제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강성웅 교수는 “후천적 장애인은 초기 집중적인 재활 치료가 필수지만 이를 수용할 시설과 정부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재활치료 수가가 낮아 적자가 나다 보니 병원들도 어쩔 수 없이 재활치료에 대한 재원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성웅 교수는 “후천적 장애인은 재활 치료는 물론,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훈련·정신상담·가족과 동료 교육까지 다 기관 팀어프로치가 필요하다"며 "이들의 사회 재기를 위한 치료·복지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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