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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숱 걱정되는 주부 남편 탈모제 먹어도 될까

중앙일보 2012.04.16 05:06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중년 여성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호르몬 균형이 깨져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이 때 모자나 부분 가발로 머리를 가리면 오히려 탈모가 더 심해진다. [중앙포토]
주부 김현옥(48·서울 관악구)씨는 아침에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숨을 쉰다. 정수리가 휑하니 드러나 인상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고부터다. 부분 가발로 머리를 가리거나 모자를 써봤지만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외출을 꺼리면서 김씨는 우울증까지 얻었다.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는 40, 50대 여성이 많다.


우울증 만드는 여성 탈모 치료 어떻게

여성호르몬 줄며 모발 힘 없어지고 빠져



남성과 달리 여성 탈모는 원인이 다양하다. 대한모발학회 김문범(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육이사는 “여성은 호르몬 균형이 깨졌거나 지나친 다이어트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또 스트레스가 심할 때 탈모를 겪는다”며 “폐경을 기점으로 탈모환자가 급격히 느는 것은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호르몬과 관련해 여성 탈모가 일어나는 시점은 출산 직후와 폐경기다. 임신한 여성은 평소보다 여성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된다. 하지만 아기를 출산하면서 여성호르몬이 임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한꺼번에 머리카락이 빠진다. 이미 빠졌어야 할 머리카락이 출산 이후 한꺼번에 탈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면 6개월 정도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폐경이다.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많아진다.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탈모 증상을 보인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다 어느 순간 나지 않는다. 주로 정수리와 가르마 부위에 집중된다. 이 시기엔 출산 때와 모발 상태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효소(아로마타제)의 농도가 2~5배 정도 높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이 줄면 이 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아 탈모가 일어난다. 가르마를 중심으로 모발에 힘이 없어진다면 여성형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남성 전용 탈모약 먹는 건 금물



많은 여성이 휑한 머리를 가리기 위해 모자나 가발을 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과 같다. 장윤모 피부과 윤주호 원장은 “두피를 자극하고 땀을 나게 해 탈모현상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탈모 방지 샴푸에 의존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정욱 피부과 원장은 “이런 샴푸는 두피 상태를 개선할 수 있지만 탈모 현상을 막거나 머리카락을 나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남성 전용 탈모약을 먹는 것도 금물이다. 여성형 탈모 치료는 남성형과 다르다. 남성형은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DHT·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 생성을 방해해 탈모를 치료한다. DHT는 머리카락의 성장을 단축시켜 가늘고 짧은 머리카락을 만들다가 탈모로 이어지게 한다.



 윤 원장은 “호기심에 남성 전용인 탈모약을 먹는 여성이 있다. 하지만 여성은 부서진 약을 만지기만 해도 피부를 통해 약 성분이 흡수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여성에겐 먹는 탈모약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 남자 아기를 임신한 여성이 이 약을 먹으면 태아 생식기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여성은 먹는 약보다 바르는 약으로 치료



대한모발학회의 탈모증 참조지침에 따르면 여성은 바르는 탈모 약으로 치료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폐경기 중년 여성의 탈모치료에 효과적인 약도 나왔다. 엘크라넬(갈더마코리아)은 모낭에서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효소를 활성화한다. 폐경에 의해 상대적으로 많아진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차단하는 것이다.



 탈모 여성은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에 하루 1회 마사지하듯 바른다. 증상이 개선되면 바르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약 안에 알코올이 함유돼 있어 기존의 바르는 탈모약과 비교해 끈적거림이 적다.



 탈모 여성은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에 전임상효과도 입증됐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여성 탈모환자 53명에게 매일 한 차례씩 8개월간 도포한 결과 전체 환자의 80%가 성장기 모발이 늘거나 머리카락이 굵어졌다. 김 교육이사는 “탈모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빨리 치료할수록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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