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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군사관학교 해외 교류 프로그램

중앙일보 2012.04.16 02:39
외국인 생도와 한국 생도들이 훈련기를 배경으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엔크자르크(몽골)·미와(일본)·최원빈·우웬 반 측(베트남)·김준수·타왓차이(태국)·제말(터키)·렉스(필리핀)·임상민 생도.



해외 공군사관학교서 1~4년 간 교환학생 교육

“한국 생도들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몽골에 돌아가 탑건(Top Gun·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를 부르는 말)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공군사관학교 2학년 엔크자르크 생도는 몽골국방대에서 1~2등을 다툰 인재다. 러시아 위탁교육 시험에 합격했지만 한국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 위탁생을 선발한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선택했다. 몽골에서는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른다. 무지개라는 뜻이다. 엔크자르크 생도는 무지개 빛 조종사의 꿈을 꾸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공사는 몽골뿐 아니라 태국·일본·필리핀·터키·베트남에서 온 외국 생도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외국인 생도들의 장점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세”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말이 서투를 수 밖에 없는 외국생도를 위해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는 한국인 생도들을 보면서 어려운 고비를 극복하기도 한다. 4학년 타왓차이 생도는 태국 왕립공군사관학교에 재학 중 한국 공사로 유학을 왔다. 1년 동안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이수했지만 그에게 언어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했다. 특히 한국 생도들도 어려움을 겪는 물리학, 항공역학과 같은 과목에서 따라가기 힘들어 포기할 생각을 한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타왓차이는 이를 극복하고 3학년 때 우등상을 수상했다. 우등상은 학기말 종합성적 상위 3등 안에 든 생도만 받을 수 있는 상이다. 타왓차이는 “공사 생도들의 학업경쟁은 치열하다”며 “그런데도 자기 시간을 쪼개 도와 주는 한국 동기생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어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곱씹으며 한국생도들의 학업 열정을 닮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기르고 있는 우리나라 공사 생도들은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외국인 생도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공사에 위탁교육 중인 배재진 생도는 현지 외국인 생도로는 처음으로 부전대장 생도로 임명됐을 정도다. 부전대장 생도는 전대장 생도의 최고 참모로서 4500명에 달하는 생도 전대를 운영하는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배 생도는 “한국 공사에서 배웠던 도전정신과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 학업경험이 그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 상위 5%에게 주어지는 우등상을 한 학기도 놓치지 않았다. 최정규 생도는 미국 공사 첫 학기 시험에서 전 과목 A학점을 받아 만점을 기록, 1학년 1066명 중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유학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성실과 끈기로 만들어낸 결과다. 현재 미국 공사에는 한국·폴란드·콜롬비아·필리핀·대만 등 전세계 46개국에서 온 위탁 생도 12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일본 방위대에서 위탁 교육을 받았던 이대규, 전병준 생도도 방위대 입교 후 상위 5% 안에 들어, 방위대 교장상과, 공사 학업상과 동일한 방위대 교무반 우수자상을 각각 수상했다.



다양한 해외 연수봉사로 글로벌 시각 키워



 현재 우리나라 공사 재학 중 일반대학의 교환학생 개념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해외 학교는 미국 공군사관학교, 일본 방위대, 터키 공군사관학교, 독일 공군장교학교 등이 있다. 미국공사는 2학년 생도를 대상으로 선발하며, 미국 공사 1학년으로 입학한다. 편입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터키 공군사관학교 역시 1학년 부터 4년 과정을 수료한다. 일본 방위대는 1학년 생도를 대상으로 선발 후 2학년과 3학년 2년 과정을 공부하고 4학년 초에 돌아온다. 독일 공군장교학교는 4학년 2학기를 마친 후 1년 6개월 과정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공사는 생도들의 글로벌 시각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해외연수도 진행한다. 2학년은 하계휴가(여름방학) 중 중국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항일유적지와 백두산, 발해 유적 등을 방문하는 한민족 역사탐방을 다녀온다. 3학년은 하계휴가 중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해 희생과 봉사의 공동체 정신을 배운다. 4학년은 해외 항법 관숙 훈련을 통해 미국·일본·중국·태국·필리핀 등의 국가를 방문하면서 글로벌 시각을 가진 공군장교로 양성된다.



지원자 뽑아 의사·변호사·교수·약사 교육도



 공사를 졸업하면 전투기 조종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문직으로 진출해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언제든 열려있다. 공사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의예과와 약학과 전공에서 위탁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해마다 의예과 1명, 약학과 4명 이내에서 지원자를 선발한다. 특히 의예과 위탁생으로 선발된 생도는 미국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칠 수 있고 졸업 후 공군 항공의료원에서 의사로 활동하게 된다.



 이 외에도 법무관 양성을 위해 해마다 1명을 법대 위탁생으로 선발한다. 공사 교수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매년 박사와 석사과정 각 3명 이내를 선발해 해외 유명대학에서 국비로 학위과정을 마친 후 공사에서 교편을 잡게 된다. 장교로 근무하면서 각 종 위탁교육 기회도 우선적으로 누릴 수 있다.



 해마다 공군에서 210명 안팎의 인원을 선발해 박사와 석사과정 65명, 해외 군사교육기관 유학과 연수 등 145명을 각각 선발한다. 공사를 졸업하려면 총 252학점이 요구된다. 일반대학의 졸업학점이 125학점에서 130학점 이내인 걸 생각하면 곱절이나 많다. 여기에 외국어시험에 대한 인증자격시험도 요구한다. 공사는 올해부터 우선선발 제도를 실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모집정원의 30% 이내를 선발할 예정이다. 조종분야에 한정해서다. 공사 선발인원 중 80%가 조종분야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원이다. 평가관리실 김득수 중령은 “수능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지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우선선발은 조종분야 일반전형에 응시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해당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선발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선선발 합격자는 10월 12일에 합격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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