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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20일짜리 대행’ … 민주당 6월 9일 새 대표 선출

중앙일보 2012.04.16 00:00 종합 4면 지면보기
민주통합당 문성근·박지원·김부겸 최고위원(왼쪽부터)이 15일 저녁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한 한명숙 전 대표의 자리를 누가 이어받는지를 놓고 일요일인 15일 심야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문성근 대표대행 체제를 일단 채택했다. 그러나 문 대표대행 체제는 약 20일간의 시한부에 그칠 전망이다.

심야 최고위원회의서 합의



 5월 4일께 19대 국회의원 당선인 가운데 새 원내대표를 뽑고, 이후론 신임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발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6월 9일로 확정된 임시전당대회까지 유지되며, 이날 전당대회에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새 대표를 뽑게 된다.



 민주통합당 선출직 최고위원 6명 중 총선 전후 사퇴한 한 전 대표와 박영선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문성근·박지원·이인영·김부겸 최고위원 등은 15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민주통합당은 6월 9일 전당대회까지 두 달간 누가 당을 대표하느냐를 놓고 내홍을 빚어 왔다. 당헌·당규상으론 지난 1월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한 문성근 최고위원이 대표권한대행을 맡는 게 당연하다.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선출직 최고위원 중 다수득표자, 원내대표 순으로 대표직무를 대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져 가면서 상황이 꼬였다.



 당 주류인 노무현계에선 당헌·당규에 따라 2위 득표자인 문 최고위원이 대표권한대행을 맡아 임시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실패에 대해선 반성한다”면서도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선 “지금 같은 엄중한 시기에 지도부 공백사태가 벌어지면 안 된다. 당헌·당규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대표권한대행을 맡을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구민주당 출신이 중심이 된 비(非)노무현계에선 노무현계 핵심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강화시켜 주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며 반발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선 패배에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아무리 두 달 동안이지만 물러나지 않고 지도부를 이끈다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일괄 사퇴 후 비대위를 구성해 전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계를 견제하고 ‘새판’을 짜겠다는 의도다.



 당내 대선주자들 가운데 손학규 상임고문이 비대위 체제를 적극 지지하며 박 최고위원의 뒤를 받쳤다. 손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대표가 친노에서 친노로 바뀌면 국민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총선 패배의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문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노무현계와 비노무현계의 입장이 ‘20일 대표대행 체제 유지 후 비대위 결성’이라는 어정쩡한 형태로 절충된 것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문성근) 대표대행 체제로 임시전당대회 전까지 쭉 가기에는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 충분치 않다는 데로 의견이 모였다”며 결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표대행은 20일 정도의 기간 동안 당무를 책임질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홍보위원장 등의 인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마저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견제가 예상되기 때문에 독주할 수 있는 구도는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16일 최고위원회를 다시 열어 박선숙 사무총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사무총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노무현계와 비노무현계가 일단 이견을 봉합하긴 했지만 진짜 세 대결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5월 4일 신임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선 민주통합당의 새 권력지형이 보다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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