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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30여 년 지나도 그 자리 … 민중미술 1세대 손장섭

중앙일보 2012.04.16 00:00 종합 27면 지면보기
손장섭의 ‘궁촌 신목(神木)’ 캔버스에 아크릴. 200×300㎝. 2006∼2009. [사진 관훈갤러리]
1980년대 초반까지 한국 미술계는 단색 추상화가 지배했다. 이때 뛰어나온 반항아가 있었다.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이다. 단색 추상화는 당시 엄혹했던 사회 현실과 유리된 그림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헌·민정기·성완경·손장섭·오윤·임옥상 등 미술가와 평론가 20여 명이 그간 회화에서 배제됐던 ‘이야기’ ‘형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32년이 지난 지금, 그때 같은 그림을 그리는 이는 많지 않다. 세상을 등진 이도, 인기 화가가 돼 한층 부드러운 그림을 내놓는 이도, 사업가 혹은 정치가가 된 이도 있다. 하지만 손장섭(71)은 파주 발랑리 작업실에서 오늘도 그리고, 술 마신다.



 민중미술 1세대 손장섭이 서울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 9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DMZ’ ‘탑’ 등 4m에 달하는 대형작품 10여 점을 포함해 모두 40여 점을 내놓았다. 대부분 신작이며, ‘기지촌’(1980) ‘역사의 창’(1990) 등 대표작도 함께 전시한다.



 지난해 그린 ‘우리가 보고 의식한 것들’의 경우 금강산 풍경, 철책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병치하고, 중앙에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풍경과 사건에 대한 이미지와 함께 과거 민중미술계와 사회·문화계 인사들의 얼굴을 일러스트처럼 그렸다. 그의 작품을 인용해 말하자면 그는 ‘달동네에서 아파트로’(2009) 세상이 변하도록, ‘문막 은행나무’(2008)나 ‘궁촌 신목(神木)’(2006∼2009)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다. 5월 1일까지. 02-733-6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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