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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노조 싫다”던 그리스 선주 왜 마음 바꿨을까

중앙일보 2012.04.16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고재호 사장(오른쪽)과 성만호 노조위원장(가운데)이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과 LNG 운반선 2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선박 수주를 위해 힘을 합쳤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고재호(57)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성만호(45) 노조위원장의 ‘노사합작’ 얘기다.

대우조선 노사 화합 약속
4000억대 LNG운반선 계약
6년 전부터 계약식 함께 참석



 대우조선해양은 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고 사장과 성 위원장이 동석한 가운데 안젤리쿠시스그룹의 존 안젤리쿠시스(63) 회장과 LNG운반선 2척 수주 계약을 맺었다. 수주 액수는 4억 달러(약 4540억원)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00여 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최대의 해운선사다.



 노사가 함께 선박수주 계약식에 참석한 건 대우조선해양만의 전통이다. 이번 계약식에 참석한 성 위원장은 안젤리쿠시스 회장에게 직접 “노사가 화합해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명품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젤리쿠시스 회장도 연신 “노조위원장이 계약식까지 와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며 “성 위원장만 믿고 계약해도 되겠다”며 웃었다. 안젤리쿠시스 관계자는 “현재처럼 조선 시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단합된 노사의 모습에 큰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선박수주 계약식에 처음 동행한 건 6년 전이었다. 2006년 이세종 전임 노조위원장이 남상태 사장과 함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당시 이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이 기술력은 최고 수준이지만 강성노조가 있어 수주를 망설였다”는 선주의 얘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선주를 안심시키기 위해 선박 수주에 있어서만큼은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계약식에 참여하고, 배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실제로 분규가 없는 모습이 이어지자 다른 발주처에서도 강성노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식에 노사가 함께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건 고 사장이다. 취임식 전날 성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동행을 요청했다. 고 사장으로선 취임 후 처음 있는 선박 수주였다. 노조와 협력해 어려운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컸단 얘기다. ‘잘나가던’ 조선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주 2~3년 뒤 실적에 반영되는 업계 특성상 2010년부터 영업이익이 줄어 올해에는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고 사장은 “해운 경기가 올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 선박 발주가 시작될 때까지 앞으로 2~3년이 고비”라며 “노사가 힘을 합쳐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현대·삼성중공업은 그룹의 뒷받침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불황인 조선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살아남기 위해선 노사를 따로 구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가스운반선의 한 종류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기지에서 인수기지까지 운반하는 선박을 말한다. 통상 수주 가격이 2억 달러(약 2270억원)를 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안전상의 문제로 LNG운반선이 항구로 들어서면 다른 선박들의 운행이 일절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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