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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조근조근 말씀하시나요?

중앙일보 2012.04.16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구체적인 수치를 들면서 좌중을 조근조근 설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화려한 입담과는 거리가 멀지만 조분조분 할 말은 다 하고야 마는 특유의 어법이 신뢰감을 준다.” 학생회장 선거에 나선 김모군. 학생들이 그에 대해 내린 평가다.



 김군을 설명하는 말 중에서 ‘조근조근’과 ‘조분조분’은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성질이나 태도가 조금 은근하고 끈덕진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로 ‘조근조근’과 ‘조분조분’을 흔히 사용하지만 ‘조곤조곤’으로 바루어야 한다. ‘조근조근’은 표준어가 아니고, ‘조분조분’은 아직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조곤조곤 설득하는 능력” “조곤조곤 할 말은 다 하고야 마는”으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모습을 표현할 때도 ‘소근소근’으로 쓰는 이가 많지만 현재 표준어는 ‘소곤소곤’이다.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다정해 보였다” “그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였다”와 같이 사용하는 게 바르다. ‘소근소근’도 널리 쓰이고 있으나 아직은 모음조화를 따른 ‘소곤소곤’이 우세하다고 판단해 단수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접미사 ‘-하다’ ‘-거리다(-대다)’가 붙은 형태인 ‘소곤소곤하다’ ‘소곤거리다(소곤대다)’ 역시 ‘소근소근하다’ ‘소근거리다(소근대다)’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소곤소곤’의 큰말인 ‘수군수군’도 마찬가지다. ‘수근수근’은 틀린 말이다. “모이기만 하면 수군수군 뒷공론이 많았다”처럼 쓰는 게 바르다. ‘소곤소곤’과 ‘수군수군’의 센말도 ‘쏘근쏘근’ ‘쑤근쑤근’이 아니라 ‘쏘곤쏘곤’ ‘쑤군쑤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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