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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100세 시대 … 연금저축 소득공제 더 늘려라

중앙일보 2012.04.16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방하남
한국연금학회 회장
최근 100세 시대에 대한 화두가 만발하고 있다. 정부나 공공부문에서는 100세 시대 대비 정책연구를 통해 사회적 관심과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고,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받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의 개발에 여념이 없다. 공공이건, 민간이건 공통의 문제의식은 현재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질 노후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행복하게 보낼 것이냐에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행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가다.



 인간 기대수명의 한계가 85세라는 올샨스키(Olshansky)와 같은 인구학자의 주장도 있지만 오스테드(Ostead)는 2000년 한 학술지에 “2150년까지 인간의 최고 수명이 150세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쨌든 인간의 기대수명이 이미 85세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100세 시대가 과연 올 것인가는 더 이상 생산적인 질문이 아니다. 보다 더 생산적인 질문은 이미 문 앞에 와 있는 미래를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떻게 대비해야 현명한 선택인가 하는 것이다.



 근로생애와 은퇴생애, 일과 여가, 생애설계와 삶의 방식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생명의 위험에 대한 대비는 보험을 통해 해왔다. 또 수명에 따른 위험, 즉 장수 리스크는 연금을 통해 대비해왔다. 그런데 20세기 중반 이후 사회 안전망 강화, 기술·의료의 발달로 생명의 위험은 점점 줄어드는 대신 장수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100세 시대에는 돈을 버는 근로생애 기간보다 소비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 은퇴생애 기간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대비책은 노후에 안정된 소득 흐름, 다시 말하면 안정적인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모두 노후소득 보장의 보편성·효율성·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현재 시행 중인 기초생활보장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적정 노후소득의 확보를 위해서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 제도의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퇴직금에서 퇴직연금 제도로의 전환을 위한 기업 근로자의 현명한 선택과 위축된 개인연금 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 지원이 당장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명에 관계없이 종신 보장되는 종신연금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또 전 취업계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자영업,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퇴직연금으로 적정 소득을 확보하기 어렵다. 적극적 세제 유인을 통해 이들이 개인연금 제도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연간 소득공제 한도를 현재의 400만원 수준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점차 늘리되 저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우대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생물체로서 장수는 인간에게 축복이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에게 장수가 꼭 복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적정 수준의 노후소득이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년은 짧고, 노후준비도 해놓지 않았는데 자녀교육이나 부모 부양의 부담이 아직 진행형인 오늘날 한국 베이비붐 세대의 고민은 그 만큼 깊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이다. 인생 100세 시대, 모두의 행복한 은퇴와 안정된 노후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과 시의적절한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방하남 한국연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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