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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민심과 유권자 표심 30곳 중 11곳만 일치했다

중앙선데이 2012.04.15 01:52 266호 1면 지면보기
민주통합당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진표 원내대표는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코너에 몰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온건하다는 이유였다. 관료 출신의 김 원내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손꼽히는 낙선 대상이 됐다. 트위터에서 ‘선거’와 ‘낙선’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넣어 검색하면 김종훈·이재오 새누리당 후보 등에 뒤이어 5위 안에 오를 정도였다. 당 지도부는 그에게 공천장을 주기에 앞서 고심했다. 야권 선거연대의 명분인 한·미 FTA 폐기론을 희석시킬 수 있어서다.

4·11총선 지역구 30곳 분석해 보니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수원영통)에서 61%를 득표해 3선(選) 고지에 올라섰다. 야권연대의 경기 지역 당선자 중 최고 득표율이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선 SNS가 선거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간주돼온 가설에 반(反)하는 사례가 많았다.

중앙SUNDAY와 SNS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는 4·11 총선 후보들의 성적표와 트위터 여론 흐름을 비교 분석했다. 후보등록 마감 다음 날인 3월 25일부터 선거 전날인 이달 10일까지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거론됐던 관심 지역구 30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트위터의 평판이 실제 당락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 관심 지역구 가운데 17곳에선 트위터에서의 부정적 평판이 경쟁자보다 낮은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했다. 쉽게 말해 욕을 많이 먹은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트위터에서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단어·표현이 얼마나 많이 언급됐는지를 ‘%’로 표시해 그 평판과 선거 결과를 비교한 결과다. 예컨대 한·미 FTA와 관련해 ‘매국노’로 공격받은 김종훈(강남을) 새누리당 후보는 부정적 평판이 66.5%였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의 45.6%에 비해 트위터 여론이 적대적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선 20%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당선됐다. 트위터가 기대만큼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이명박(MB) 정권 책임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 역시 부정적 평판이 67.9%로,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41.5%)보다 더 공격을 받았지만 신승(辛勝)을 거두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를 상대했던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도 부정적 평판이 71.5%로 훨씬 더 높았지만 선거에선 결국 승리했다. 트위터를 달군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산 사하갑의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 역시 당선됐다.

트위터 여론과 선거 결과가 일치한 경우는 새누리당의 이노근(서울 노원갑)·김도읍(부산 북강서을) 후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부산 사상)·민병두(서울 동대문을)·최재천(서울 성동갑)·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이학영(경기 군포) 후보, 통합진보당의 이상규(서울 관악을)·노회찬(서울 노원병)·심상정(경기 고양-덕양갑)·김선동(전남 순천-곡성) 후보 등 11명에 불과했다. 트위터 평판의 우위와 실제 투표 결과가 같은 지역구는 30곳 중 11곳밖에 안 되는 것이다. 30곳 중 경쟁 후보 간 부정적 평판의 차이가 5%포인트 이내인 두 곳(서울 종로·구로을)은 제외했다.

관심 지역구 30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진표 의원에 대한 부정적 평판 역시 70%를 넘었다. 그럼에도 2위와의 표차를 22%포인트까지 벌려 트위터 민심과는 정반대 현상을 보였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이번 선거에선 처음으로 트위터 여론과 오프라인 여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그동안 유권자 표심을 좌우하는 변수로 간주됐던 SNS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NS의 영향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때 폭발적이었다. 트위터에선 투표 참여 글이 잇따랐고 결국 20, 30대의 투표 열기에 40대까지 동조하며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무난하게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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