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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푼다고 무조건 스트레칭 하면 큰일

중앙선데이 2012.04.15 01:33 266호 18면 지면보기
나이가 들어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십견보다 회전근개(팔뼈를 어깨에 고정하는 근육의 일종) 파열인 경우가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71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회전근개 파열 환자는 79만2000여 명으로 50% 선에 이른다. 40, 50대 성인의 5~10%에서 오십견이 발생하는 데 비해 회전근개 파열은 30%나 될 정도로 더 흔한 질환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오십견과는 달리 어깨 힘줄이 파열돼 생기는 질환이다. 오십견으로 여겨 방치하거나 몸을 푼다고 무리하게 스트레칭을 하면 파열된 근육이 점점 말려 들어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사진) 교수에게 회전근개 파열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에게 듣는 어깨통증 원인과 치료

-회전근개 파열은 무엇인가.
“회전근개 일부가 찢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팔뼈를 어깨 뒤쪽에 있는 날개 뼈인 견갑골에 고정하는 근육이다. 어깨 관절의 안전성과 운동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육이다. 일생 동안 끊임없이 기계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힘줄이다 보니 손상이 잘 일어난다. 어깨가 아프지 않은 사람 중에도 회전근개가 손상돼 있는 경우가 30%에 이른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얼굴 주름이나 흰머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파열의 정도에 따라 부분파열·전층파열·완전파열로 나눈다. 완전파열과 전층파열은 파열된 직후 상당 기간 심한 통증이 있다.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서서히 파열되는 경우에는 파열이 돼도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초기에 팔을 위로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어깨 통증이 심하다가 팔을 완전히 들어 올리면 통증이 사라진다. 어깨 관절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만 뒤쪽 어깨 관절막이 손상돼 뒷짐 지는 자세가 잘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근육이 위축돼 어깨 뒤쪽이 꺼져 보일 수 있다. 증상이 심하다가 괜찮아지기도 해 방치하기 쉽다.”

-오십견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던데.
“얼핏 봐서는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하다. 어깨에 통증이 있고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있어서다. 하지만 오십견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오십견은 팔을 끝까지 올리기 힘든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올릴 때는 극심한 통증이 있다가 끝까지 올리고 나면 통증이 조금 사라진다. 또한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바깥쪽으로 돌릴 때 통증이 비교적 적다. 오십견은 이때 많이 아프다.”

-회전근개 파열은 왜 생기나.
“팔을 짚고 넘어질 때처럼 강한 1회성 충격 때문에 파열된다. 테니스·배드민턴 같은 스포츠를 오랜 기간 하거나, 요리나 세탁 등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업무를 장기간 하는 사람에게 생길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떻게 치료하나.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통증을 줄인다.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스테로이드를 관절 속에 주사해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초음파나 엑스선 투시 장비를 이용해 어깨 관절 속에 정확히 바늘을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사라지면 체계적인 근력 강화와 운동 조절을 위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견갑골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운동 프로그램을 받아야 파열이 재발되거나 진행되지 않는다. 평소 어깨 뒤에 있는 삼각형의 날개 뼈를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어깨를 ‘으쓱으쓱’ 위아래·앞뒤로 움직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강한 스트레칭이나 어깨 운동은 피해야 한다. 오십견은 가능한 한 통증을 참고 강한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면 좋지 않다.”

-오십견은 어떤 질환인가.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 안에 염증이 생겼다가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흉터가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다.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어깨를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고속도로 톨케이트에서 표를 뽑을 때, 운전석 뒷자리에 물건을 움직일 때 통증을 느낀다. 변기에 앉아 팔을 뒤로 돌려 물을 내리거나 브래지어 끈을 고정할 때도 어깨가 아프다. 진통제를 먹으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평소 팔을 뒤로 돌려 때를 미는 동작을 하거나 철봉에 매달리는 등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오래가면 어깨 관절에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외에도 현대인에게 많은 어깨 통증 질환은.
“어깨와 함께 팔뚝, 손과 손목까지 저리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목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 수핵의 수분이 손실되고 디스크를 싸고 있는 막이 찢어져 그 속에 있던 수핵이 빠져 나와 생긴다. 경추에서 빠져 나온 디스크가 어깨와 팔 쪽 신경까지 누르기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목뼈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는 직장인들에게서 흔하다. 통증이 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어깨를 거쳐 팔로 증상이 내려간다. 목은 전혀 아프지 않으면서 어깨와 손목만 아픈 경우도 있다.”

-내과적 질환 때문에 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다던데.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왼쪽 어깨가 아플 수 있다. 간이나 비장에 질환이 있어도 어깨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 담낭염이 있으면 오른쪽 어깨와 목 사이에 묵직한 통증이 생긴다. 그 밖에 류머티스 관절염·강직성 척추염·종양성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어깨 통증이 있을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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