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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테마 도시, 이대로는 안 된다

중앙선데이 2012.04.15 01:10 266호 20면 지면보기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와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3대 테마 도시 건설은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시작됐다. 하지만 당초의 의욕적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진척 상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역 편차가 심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정됐다. 학계의 비판과 제안을 모아봤다.

우선 도시 크기의 목표가 현실적이지 못하다. 세종시의 경우 ‘인구 50만 명, 주택 20만 호’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다. 이전하는 행정부처 공무원 수가 1만452명인데, 50배 가까운 도시인구를 상정한 것은 과하다. 물론 행정부처의 산하 기관이 모이고, 세월이 흘러 도시 기능이 활성화하면 50만 명이 가능할 법하다. 그러나 낙관을 배제한다면 지나친 목표라 할 수 있다.

둘째, 행정기능만 갖고 도시의 자족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라는 당초 개념을 행정도시로 축소할 때 그 규모를 줄였어야 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자족 기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10개 신도시는 총면적 4500만㎡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다 성공한다 해도 해당 지역이 발전한다는 보장은 없다. 원래 도심 기능을 맡았던 인근 도시가 쇠퇴하는 제로섬 게임의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셋째 전국에 공공사업 기능을 분산하다 보니 향후 서울로의 통행을 위한 교통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국회가 서울에 있고 회기 중엔 공무원들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는 게 현실이다. 반나절씩 걸리는 이동 시간과 그에 따른 교통비용은 적잖은 사회적 비용이다. 특히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는 대부분 세종시로 옮기는데 정부사업을 실행하는 공공기관은 전국의 혁신도시에 흩어져 있다. 혁신도시와 세종시를 연결하는 효율적인 교통망 구축이 시급하다.

넷째 건전한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이전 기관의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이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하지만 대부분 입주 후에 도시가 차츰 형성되므로 초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당장은 자녀 교육 때문에 가족 전체가 신도시로 이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주종일 것이다. 교육특구를 마련해서라도 이전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이 정교한 백년대계 없이 튀어 나와서는 안 된다.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기업도시의 경우 6개의 시범사업지역 중에서 토지분양을 시작한 곳은 강원 원주와 충북 충주 두 곳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업도시 진척은 정부가 주도하는 세종시나 혁신도시보다 장기화할 것이다.

3대 테마 도시는 다분히 선거 표를 의식한 정치권 작품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별로 현실성 없는 개발 공약들이 난무했다.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자극한다고 이런 식의 공약을 전국적 이슈로 키우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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