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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심해잠수사 투입 … 로켓 비밀 담긴 잔해 확보작전

중앙일보 2012.04.14 00:09 종합 3면 지면보기
북한이 로켓(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13일 한 평양 시민이 로켓 발사가 강성대국의 상징임을 나타내 주는 선전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평양 시민들이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출근·등교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평양 AP=연합뉴스]
13일 이른 아침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거의 ‘전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날씨가 좋았던 12일도,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오 시간대도 아닌 오전 7시38분55초에 버튼을 눌렀으니 말이다. 그래서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추대행사인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축포로 로켓을 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공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계산이 앞섰다는 시각이다.


청해진함 평택~군산 해역 급파

 그러나 정치 쇼는 135초 만에 끝났다.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움직임은 북한이 버튼을 누른 지 54초 만에 변산반도 인근 해상에 대기 중이던 우리 해군 이지스함 세종대왕함(7600t급)의 SPY-1D 레이더에 포착됐다.



 로켓에서 이상 징후가 레이더에 감지된 것은 오전 7시41분10초. 음속의 5.6배에 이르던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폭발로 인해 로켓이 두 덩어리로 갈라졌다. 분리된 지점은 발사기지인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수십㎞ 떨어진 북측 해상이었다. 폭발 뒤에도 로켓 동체들은 계속 상승해 7시42분55초에 음속의 4.4배 속도로 백령도 151㎞ 상공을 통과했다. 이후 로켓은 20개로 분리된 형태로 레이더에 잡혔다가 7시48분2초에 완전히 사라졌다. 군 관계자는 “속도가 음속의 8배 가까이로 높아져야 하는데 고도 70㎞에 오른 뒤부터 속도가 줄었다”며 “1차로 17개, 2차로 3개의 파편이 레이더에 나타난 점으로 미뤄 공중 폭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편은 평택에서 군산에 이르는 앞바다에 넓게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해역은 우리 영해는 아니지만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밝혔다. 당초 북한은 변산반도 서방 100~140㎞에 1단계 추진체가 낙하할 것으로 예고했었다.



 군은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4300t급)을 잔해가 떨어진 해역에 급파했다. 잔해물 수거 작업을 위해서다. 북한 로켓임을 증명하는 잔해 확보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다.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응한 대북 제재의 강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군사적인 가치도 있다. 군 당국자는 “잔해물을 최대한 확보해 조합해 보면 실패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며 “잔해물 합금 성분을 분석하면 북한 미사일 제조 기술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정보수집함과 정찰기도 서·남해상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함은 이날 오후 해상 부유물을 건져올렸으나 로켓 잔해인지 단순한 쓰레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군은 청해진함의 고성능 수중음파 탐지기를 이용해 수중탐색을 하고, 2010년 천안함 인양 때 활약했던 해군 해난구조대(SSU) 심해잠수사들을 투입해 잔해물을 확인할 예정이다. 해저에서 잔해물이 발견되면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인양한다는 방침이다.



◆해군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해난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 특수 잠수부대. 6·25전쟁 중이던 1950년 9월 해상공작대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55년 해난구조대로 바뀌었다. 해난구조나 항만·수로 부근의 장애물 제거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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