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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중앙일보 2012.04.14 00:00 종합 41면 지면보기
김경민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실패했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 축포용으로 발사하겠다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실패로 끝나 내부적으로는 참담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주민 1년치 식량분의 큰돈이 들어간 실험이 실패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출발에 따른 내부 결속과 대외 선전의 목표도 상처를 받게 되었다.



 2009년 4월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발사했을 때는 1단 추진체가 동해 바다, 2단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상 3000여㎞ 지점에 떨어져 1, 2단 추진체 분리에는 성공했는데 이번 발사는 추진체 분리에도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살펴보려면 기술적 문제와 함께 국내외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과연 대륙간탄도탄에 어느 정도 근접해 있는가다. 이번 로켓은 1단이 액체추진체, 2단도 액체, 3단은 고체였다. 만약에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100㎏급 과학위성이 정상적으로 궤도에 올랐다면 미사일 추진 능력이 대륙간탄도탄 능력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기술이 완성되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더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대륙간탄도탄이 되려면 탄두가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공간을 비행하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재돌입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 5000~6000도가 넘는 열에 견디는 소재와 비행 데이터가 획득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통상적인 대륙간탄도탄 기술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둘째는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핵무기 개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하는 이유는 최종적으로 핵무기 소형화를 이룬 다음 이를 탄두에 장착해 미국까지 쏘아 보내는 능력을 획득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핵무기 실험과 맞물려서 진행된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핵실험 강행 저지에도 외교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핵실험을 통해 언제든지 핵폭탄이 터지는 기술적 안정성과 핵탄두의 무게를 줄여 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의 우주 무장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에 오렉스(Orex) 하이플렉스(Hyflex) 등의 장치를 이용해 우주공간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 고온의 열을 어떻게 견디는가에 대한 실험을 완료했다. 올해 7, 8월 두 차례에 걸쳐 우주 비행체의 지구 재돌입 실험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은 H-2A 로켓을 통해 한국의 아리랑 3 호를 대리 발사할 만큼 우주능력이 우수한데 재돌입 기술마저 완성하게 되면 언제든지 대륙간탄도탄 개발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일본의 우주기술이 군사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북한이 돕고 있다. 1998년 8월 31일 북한의 노동 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일본의 우주 무장력은 미국과 협력하에 미사일 방어체제(MD)를 구축하며 이지스(Aegis)함에 SM-3 미사일 장착을 완료했다.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마저 진행해 북한 미사일을 언제든지 요격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험에 실패했지만 앞으로도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실패를 통해 미사일 능력을 더욱 증강시켜 나갈 것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켜보며 한반도 주변국 즉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까지 포함해서 우주 개발 능력이 가장 뒤떨어진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국토방어적 측면에서 우주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 우주개발을 국력에 맞게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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