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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중요한 것은 통일이다

중앙일보 2012.04.14 00:00 종합 41면 지면보기
이철호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4학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다. 중요한 일을 서두르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를 경고하는 말이다. 남북관계에 그대로 적용된다. 통일이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사이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장기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미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이 지나면서 ‘통일의 당위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우리 사회 내에서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이제는 통일이 돌아도 너무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난주 대학생 칼럼 ‘중요한 것은 통일이 아니다’의 주장 가운데 ‘냉철한 현실 판단에 기초한 안정적인 남북관계의 구축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자’는 말에는 백번 동감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잘못된 현실 상태를 그대로 인정하고 순응하는 태도와 동일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북 분단은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국제적 이념 대립과 전후 연합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분열이 진행되었다. 타의에 의한 분단의 지속은 결코 정상적인 상태라 말할 수 없다. 따라서 냉전 종식과 동북아 평화라는 시대적 소명에 발맞추어 분단 문제의 해결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수정하는 당위적 요구’인 것이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노력이 예상되는 통일보다는 분단된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평화를 지향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일 순 있다. 그러나 이는 ‘불완전하고 겉포장 된 평화’에 불과하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을 표방하며 평화체제 구축에 힘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 시기에도 서해상에서 교전이 두 차례나 발생했고, 미사일 발사 실험 같은 북한 측의 군사 도발은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한반도의 영구적 안전 보장을 위해서는 민주적 가치에 기초한 하나의 국가로의 통일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최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통일무용론의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는 악화일로를 걸어온 근래의 남북관계와 더불어 마땅한 근거 없이 당위성의 주입에만 몰두한 통일교육의 한계가 작용한 탓이 크다. ‘하나의 민족이기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보다는 통일의 당위와 필요를 입증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근거의 제시가 필요하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 다양한 경제적 이득의 실현과 같은 근거가 통일론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한 국가로의 통일을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한다. 이는 우리 헌법의 ‘평화통일주의’에도 부합한다. 즉 통일은 단순한 필요에 따른 가변적 가치가 아닌 최고 권위의 헌정적 가치인 것이다. 따라서 통일이 개선된 남북관계의 확립이라는 목적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식의 발상은 목적과 수단의 전도와 다름없다. 통일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서의 목표이기에 반드시 이뤄야 한다.



(4월 7일자 대학생 칼럼 ‘중요한 것은 통일이 아니다’에 대한 반론)



이철호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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