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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공약, 무리한 실천보다 차분한 재점검을

중앙일보 2012.04.14 00:00 종합 42면 지면보기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함에 따라 새누리당의 공약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 승리를 견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원칙’과 ‘약속’을 강조해온 만큼 새누리당의 총선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중 “‘가족행복 5대 약속’을 19대 국회가 꾸려진 지 100일 안에 모두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었고, 총선 직후인 12일엔 “새 지도부를 구성해 바로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 실천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새누리당이 선거 운동 기간에 약속한 공약을 문자 그대로 실천하겠다고 나서기에 앞서 실현 가능성과 우선 순위를 차분히 점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특히 선거 승리를 위해 경쟁적으로 내놓은 각종 복지공약과 기업규제 공약들은 재원조달 방안이나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크다. 급하게 내놓은 총선 공약에 집착하다 보면 나라 재정의 건전성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칫하면 나라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0~5세 양육수당 및 보육비를 전 계층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이나 사병 월급·수당의 2 배 인상 공약 등은 재정부담을 크게 늘릴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의 고용형태 공시제도나 대형유통업체의 중소도시 진입규제 등의 공약도 막상 실천하자면 의도했던 효과는 거두지 못하면서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우려가 크다. 아무리 공약 실천의 약속이 중요하다고 해도 무리한 공약을 단기간에 밀어붙여 국민경제에 해를 끼쳐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재검토를 거쳐 실현 가능한 공약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국민과의 약속일 수 있다.



 선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정당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도 그 일부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 개별 공약 하나하나를 문구 그대로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공약을 선별해 내는 능력이야 말로 책임 있는 수권정당에 유권자들의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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