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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사용설명서

중앙일보 2012.04.13 04:30 Week& 1면 지면보기
개막 당일 부산사직구장의 좌석은 경기시작 한시간 전에 이미 매진됐다. 야구팬들에게 야구장은 거대한 노래방이고 놀이터다. 경기 내내 먹고 마시면서 목청껏 응원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말끔히 해소된다.




야구 팬의 달력은 다르다는 것 아세요?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4월이 1년의 시작이라고 하네요. 야구 팬에게는 또 다른 한 해의 시작, 프로야구가 지난 7일 개막했습니다.



 올봄에도 week&은 야구 특집을 내보냅니다. 야구만큼 온 국민이 열광하는 레저도 없기 때문이지요. 지난해만 해도 68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야구장을 찾았다네요.



 올해는 야구장에서 제대로 노는 방법을 알려 드릴 참입니다. 야구장에 갈 때도 준비가 필요하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준비한 만큼 즐거운 곳이 야구장이랍니다.



 우선 티켓을 예매하세요. 티켓링크(1588-7890)를 비롯한 예매 사이트에서 미리 표를 사세요. 서너 시간씩 줄을 섰다가 출입문이 열리면 100m 경주하듯이 뛰어 들어가는 건 옛 시절의 추억이랍니다.



대구에서는 삼성 치어리더들이 상큼한 응원동작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왕이면 명당 자리가 좋겠지요. 야구장 최고 명당은 역시 응원단석 앞입니다. 치어리더가 쭉쭉 다리 뻗으며 응원하는 바로 그 앞자리요. 늘 이 좌석부터 먼저 찹니다. 여기에선 몰래 사진 찍고 그러면 안 된다는 거, 잊지 마세요.



 드레스 코드(Dress Code)도 있답니다. 이왕이면 홈팀 유니폼을 입으세요. 마음가짐부터 달라질 겁니다. 어디서 사냐고요? 야구장 출입문 쪽에 매장이 있습니다. 저지(Jersey)라고 부르는 유니폼 상의는 2만5000원 정도입니다. 선수 이름이 적힌 건 8만원이니까 좀 비싼 편이지만, 스타 선수 저지는 없어서 못 판답니다.



 야구장 놀이의 백미는 역시 응원입니다. 오늘 처음 본 사람과도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곳이 야구장입니다. 부산 사직구장이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통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부산은 ‘부산 갈매기’, 인천은 ‘연안부두’, 광주는 ‘남행열차’, 이 정도는 기본이란 것 알고 계시죠?



 응원도 예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 선수가 타석에 서면 자동으로 다음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롯데의 강민호~ 롯데의 강민호~ 오오오오 오오오오’. 원래 멜로디가 30년 전 팝송 ‘바빌론 강가에서(Rivers Of Babylon)’ 라는 건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요즘 야구장에서는 사랑이 무르익습니다. 응원단석에 올라 공개 키스를 할 수 있습니다. 키스에 성공한 커플에게는 상품권 등 선물도 준다니, 야구도 보고 사랑도 확인하고 선물도 받고 꽤 괜찮은 장사지요?



 재미있는 응원 문구를 적어 가면 유명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승환이가 자꾸 돌을 던져요’ 같은 기발한 응원문구를 들고 있으면 전광판에 얼굴이 큼지막하게 뜹니다. 독서실 간다고 나간 고3 아들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지요.



 요즘 야구장에선 할 일이 많습니다. 소리 질러야지, 노래 불러야지, 춤춰야지, 키스해야지, ‘치맥(치킨과 맥주)’ 먹어야지, 정말 바쁩니다. 그러다 보면 당신의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질 겁니다. 올해도 야구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놀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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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석희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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