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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에 휘둘린 민주당 … 관망하던 중도층 등 돌려

중앙일보 2012.04.13 00:00 종합 2면 지면보기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여촌야도(與村野都)’ 상황에서 과반인 152석을 얻는 이변을 연출했다. 역대 총선의 ‘수도권 승리=1당’이란 공식을 깨뜨린 셈이다. 여당이 정권 임기말 총선에서 승리한 것도 신한국당이 96년 15대 총선에서 제1당(139석)을 한 이래 16년 만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과반(152석)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반 ‘탄핵 역풍’이란 이례적인 상황에서였다.


‘수도권 승리 = 제1당’ 총선의 공식 왜 깨졌나

 새누리당의 승리는 11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민주통합당에 43 대 65로 졌지만, 강원·충청·영남권(101석)에서 압승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 권역에서 새누리당은 84석을 얻은 반면 민주당은 13석에 그쳤다. 특히 강원도 9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18대 때(4석)와는 반대로 강원·충청권의 최대 다수당(전체 34중 21석)으로 올라섰다.



 강원·충청에서의 돌풍은 18대 때 충청에서 14석을 얻었던 자유선진당이 3석으로 쪼그라든 자리를 새누리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여당 강세지역인 대구·경북·울산에선 여당 성향 무소속 후보에게 한 석도 안 내준 덕도 컸다. 영남권 무소속 당선인(18대 18명)은 한 명(거제)뿐이다. 새누리당이 이 지역 67석 중 63석(18대 46석)이나 가져갔다. 여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연대를 이룬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의 경남 의석 2 석을 잃어 오히려 영남에서 세가 줄었다(4→3석).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의 당선 외에는 부산·경남(PK) 지역에서 기대했던 야권 바람은 불지 않은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18대와 정반대로 여야가 뒤바뀌었다. 민주당과 진보당의 수도권 의석 수는 18대(26석)보다 세 배(69석) 가까이로 불어났다.



 민주당의 경우 이른바 ‘MB 트리플 호재’(레임덕, 측근 비리, 민간인 사찰)로 얻은 단독 과반의 기회를 진보당과 ‘나꼼수’에 휘둘리다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막판 진보당 이정희 대표 측의 경선 여론조작 사건과 나꼼수 진행자인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이 벌어졌지만 한명숙 대표 등 지도부는 “2040 지지층만 결집해도 과반 달성이 가능하다”며 자만을 부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5일 이후)에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40%대로 치솟았다”며 "민주당이 진보당과 나꼼수에 끌려다니자 보수층은 위기감에 결집했고, 중도관망층 유권자는 수권 정당의 모습을 못 보여준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8개월 뒤 대선을 앞둔 총선인 만큼 충청·강원에서 새누리당 승리는 ‘박근혜 미래권력론’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박원호 교수는 "야당의 ‘MB정권 심판론’에 의존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수도권 밖에선 실패했다”며 “지방에선 박근혜 위원장의 공천쇄신 등 MB와의 차별화, 로컬 이슈인 지역발전론이 먹혔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강원도의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 개최와 충청도 세종시 이슈의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승리 가능성이 영향을 줬다”며 “선진당의 충청권 참패는 지역당의 소멸과 함께 양당제가 정착되는 과정을 보여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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