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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꼬리가 건물에 끼어…" 빈 라덴 사살 비화 첫 공개

중앙일보 2012.04.13 00:00 종합 16면 지면보기
힐러리
“그날 35분인가 37분 동안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긴장 속에서 (상황실) 화면을 지켜봐야 했다.”


힐러리, 작전 뒷얘기 공개
빈 라덴 제거 작전 성공하고도 진짜 확신 못해 두차례 DNA 검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5월 1일 있었던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의 숨은 뒷얘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밤(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Naval Academy)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했다. 대형 강당을 수천 명의 생도가 가득 메운 가운데 강연을 마친 클린턴은 마지막 질의 응답 시간에 한 생도가 빈 라덴 작전 순간을 묻자 “국무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가장 긴장했던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흥분된 어조로 당시를 회고했다.



 “일요일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 우리는 모였다. 빈 라덴 사살작전의 최종 결정권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우리는 상황실 화면으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전 과정을 지켜봤다. 빈 라덴의 은신처에 네이비실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을 태우고 간 헬기의 꼬리 부분이 건물에 끼인 것이다. 비행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곧 터질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대체 헬기를 급히 요청했다. 문제는 파키스탄 군이 도착하기 전에 작전을 끝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마침내 요원들로부터 ‘빈 라덴을 사살한 것 같다’는 보고를 들었다. 하지만 DNA 확인을 위해서는 빈 라덴의 시신을 수습해야 했다. 헬기가 곧 폭파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자와 아이들을 피신시켜야 하고, 빈 라덴의 시신을 수습해야 하고, 대체 헬기는 아직 도착하지 않고…. 조마조마했다. 상황실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1980년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이란에 억류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 실패했던 게 머릿속에 떠올랐다(당시 4월 작전을 시작하기도 전 구출작전에 동원된 미군 헬기와 수송기가 이란 사막지대에서 서로 충돌, 8명이 사망했다. 카터 대통령은 하루 뒤 작전 실패에 대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가까스로 대체 헬기가 도착해 특수요원들이 무사히 아프가니스탄 미군기지로 철수했을 때에야 우리는 안도했다. 그런 뒤에도 수습한 빈 라덴의 시신이 정말 빈 라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DNA 조사를 두 번씩이나 했다. 대통령은 이스트룸에 나가 작전 성공을 발표했다. 백악관을 나오는데 어느새 몰려든 시민들이 환호를 했다. 잊지 못할 일요일이었다.”



 강당 안에 모인 생도들은 클린턴 장관이 빈 라덴 사살작전의 비화를 말하는 동안 숨죽이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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