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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 여대생 마지막 통화 "연못을 돌고…"

중앙일보 2012.04.13 00:00 종합 20면 지면보기
12일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대천공원 연못에서 인근 아파트에 살던 대학생 문모(21·여)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집을 나간 지 8일 만이다. 문씨는 4일 가족에게 “대천공원으로 산책을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었다. 12일 공개수사에 나선 경찰은 잠수부 4명을 동원, 연못을 수색하다가 문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문씨가 집을 나갈 때 입은 보라색 카디건과 회색 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며 “손발이 묶인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휴대전화용 이어폰을 낀 상태였고, 휴대전화는 시신 주변 물속에서 발견됐다.


부산 해운대구 대천공원 연못서
부검 결과 익사로 추정
경찰, 타살 가능성도 수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저녁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문씨의 시신을 부검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 폐에 물이 차 있었다”며 “일단 익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씨의 죽음에는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씨는 4일 오후 11시7분쯤 집 근처 해운대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13분 뒤 입고 있던 후드티와 가방만 벗어 둔 채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문씨의 어머니는 30분이 지난 뒤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씨는 “연못을 더 돌고 돌아가겠다”고 답했고, 어머니는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오전 2시10분 어머니가 깨어났을 때까지 문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이후 20여 분간 전화를 걸어도 문씨가 받지 않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이 문씨의 휴대전화 통신사실 조회를 했을 때 실종 닷새 만인 9일과 10일 전원이 세 번 켜졌다 꺼진 기록이 나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 물속에서는 전원이 절대 켜질 수 없다”고 말했다. 문씨 사망 전에 누군가가 그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거나 당시까지는 살아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폐쇄회로TV(CCTV) 기록도 의문이다. 문씨가 도서관을 나와 집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은 CCTV를 통해 확인됐다. 하지만 공원으로 가는 길목인 아파트 후문 CCTV에는 문씨의 모습이 찍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실족과 타살, 자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위성욱·김윤호 기자



부산 해운대 여대생 실종사건 일지



▶2012년 4월 4일 오후 11시7분



해운대 도서관에서 귀가



오후 11시20분 집 근처 대천공원 산책 위해 외출



오후 11시50분 어머니와 통화, 문씨 “산책 중인데 몇 바퀴만 더 돌고 돌아가겠다”



▶5일 오전 2시30분 문씨 어머니 경찰에 실종 신고



9~10일 세 차례 휴대전화 전원 켜졌다 꺼짐(집에서 500m 떨어진 해운대교육지원청 인근 기지국 1㎞ 반경)



▶12일 오전 11시 경찰 실종사건 공개수사 발표, 부산지방청 소속 전·의경 400여 명 수색작업 시작



오후 3시10분 경찰 대천공원에 잠수부 4명 투입해 문씨 시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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