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0년 만이군, 태화강 재첩

중앙일보 2012.04.13 00:00 종합 25면 지면보기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이 울산시의 노력으로 되살아났다. 사라졌던 새들이 돌아오고 재첩도 잡히기 시작했다. [사진 울산시]


길이 40㎝짜리 회귀 어종인 황갈색 황어 무리가 지나간다. 겨울이 되면 700여 마리가 넘는 연어가 무리를 지어 찾아오고 영롱한 색깔의 재첩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수처리장 짓고 강바닥 뒤집고
울산시, 10년간 4000여억 투입
바닥의 모래 보일 만큼 맑아져



 12일 찾은 울산 태화강은 바닥의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았다.



 태화강은 10년 전만 해도 오·폐수가 흐르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하천이었으나 지금은 국내 도심 하천 7곳 중 가장 수질이 좋다. 울산발전연구원이 물속 오염물질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산소량을 나타내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분석한 결과 태화강 1.8mg/L로 나타났다. 서울 도심 하천인 한강(2.8mg/L)의 절반 수준이다. 부산 수영강(3.1mg/L)보다도 월등히 낮은 수치다. (그래프 참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화강은 10년 전인 2002년만 해도 BOD 4.5 mg/L였다. 2000년 이전에는 10 mg/L를 초과하는 죽어가던 하천이었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길이 42㎞의 태화강은 어떻게 되살아났을까.



 울산시는 200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000여억원을 들여 ‘태화강 살리기 사업’을 벌였다. 제일 먼저 시작한 게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오·폐수 차단이었다. 언양(울주군 언양읍)과 방어진 하수처리장(동구 미포동)을 만들었다. 하수 처리장 두 곳의 처리용량은 하루 10만㎥다. 각 공장과 가정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분리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관로도 묻었다. 지금까지 묻은 관로만 4000㎞가 넘는다. 강 바닥의 퇴적 오니(오염된 진흙) 150만㎥을 걷어내기 위해 태화강 바닥을 모두 뒤집었다. 이 작업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동안 이뤄졌다. 강 바닥 20m 아래 모래층에서 퍼올린 ‘하상 여과수’를 태화강에 흘러보내는 사업도 2009년 마무리했다.



 이렇게 하고 나니 2007년부터 강물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BOD 2.0mg/L 수준까지 오염도가 뚝 떨어졌다. 물이 맑아야 돌아오는 연어와 황어도 그 무렵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30여 년 만에 재첩도 잡혔다. 재첩이 많이 잡히는 섬진강 수질은 0.98mg/L다.



 태화강 되살리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바로 떠 마시는 물’ 수준까지 수질을 바꾸겠다는 게 울산시의 의지다. 실제 울산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2000억원을 더 투입한다.



 그 첫 성과물이 오는 9월 하루 4만7000㎥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굴화하수처리장 완공이다. 여기에다 태화강으로 생활오수를 내보내는 공장과 가정, 식당 등을 찾아내 관로로 연결하는 사업도 계속 진행한다.



  울산시 홍순삼(51)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태화강 살리기 사업이 2018년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간단히 정수해 마실 수 있는 수준인 BOD 1.5 mg/L 까지 수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