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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때문에 … 벤츠 ‘고급’ 고집 꺾었다

중앙일보 2012.04.13 00:00 경제 6면 지면보기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12일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신형 B클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3000만원대의 디젤 모델이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럭셔리(Luxury)와 클래식(Classic)’-.


우르바흐 벤츠코리아 사장
“한국 시장 값 인하 경쟁 실감”
20~30대들이 선호하는
연비 좋은 차 많이 내놓을 것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그동안 자신 있게, 한편으로는 고집스럽게 내세웠던 브랜드 전략이다. 이 때문에 점잖고 기품 있는 중년층의 차로도 통했다. 토마스 우르바흐(49) 신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12일 반전을 선언했다. 우르바흐 사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신형 B클래스 출시회에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콤팩트하고 20∼30대가 좋아하는 차들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young Benz(젊은 벤츠)’ 전략이다.



 우르바흐 사장은 “지난해 한국은 전 세계 15대 시장 중 하나였으며 E클래스와 S클래스 차종에서는 톱5 시장 중 하나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들로 구성된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편적인 말 같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였다. 그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미 FTA가 지난달 발효되면서 한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론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을 얼마나 내리느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아쉽다”며 서운한 표정도 지었다.



 하지만 대세를 저버릴 순 없었던 모양이다. 우르바흐 사장은 신형 B클래스를 소개하며 ‘콤팩트함’과 ‘가격 경쟁력’ ‘연비’를 강조했다. 한·미 FTA 발효가 가져온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차들 간 가격 경쟁에 메르세데스-벤츠도 적극적으로 가세한 것이다. 여기에 올 들어 계속 오르고 있는 기름값도 고려했다. 이 회사는 2007년 국내에 B클래스 가솔린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워낙 고급 사양의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 이미지 때문인지 크게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신형 B클래스는 이 회사가 최초로 내놓는 배기량 1.8L급 중소형 디젤카다. 연비가 15.7㎞/L로 12.8㎞/L였던 가솔린 모델에 비해 22% 정도 연료 소비를 낮췄다. 가격도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0만원 내린 3790만원(블루 이피션시 모델)이다. 디젤 모델이 일반적으로 100만원 이상 비싼 점을 감안하면 160만원 이상 인하한 효과가 있다는 게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우르바흐 사장은 신차의 경쟁 모델을 폴크스바겐 골프로 잡았다. 해치백 스타일로 비슷한 데다 가격도 골프(2.0 TDI 기준 3340만원)와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골프 2.0 TDI는 지난해 2271대가 팔려 수입차 중 판매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델이다.



 신형 B클래스가 얼마나 팔리느냐는 향후 국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 회사 마티아즈 리즈닉 부사장은 “젊은이들이나 30대 주부들에게까지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향후 이들이 E클래스, S클래스의 가장 큰 소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다음 달 부산모터쇼에선 신형 M클래스를 선보인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해 가격인하 효과가 있는 또 다른 모델이다. 이미 기존 ‘ML 300 CDI’의 가격을 9200만원에서 400만원 내려간 88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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