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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민들레

중앙일보 2012.04.13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뒷동산에는 매화가 피었다. 진달래도 꽃망울이 한껏 부풀었고 담장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졌다. 따뜻한 양지쪽에는 민들레도 꽃송이를 피워 올렸다. 민들레 꽃은 처음에는 땅에 붙은 듯 납작하게 피었다가 꽃대가 쑥쑥 자라 키가 커진다.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 좋도록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민들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개의 작은 꽃들이 모여 한 송이 큰 꽃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은 꽃 하나하나에 씨앗이 맺힌다. 씨앗에는 바람에 날리기 쉽도록 낙하산 같은 것이 달려 있다. 이것을 관모(冠毛)라고 한다. 순우리말로는 갓털 또는 상투털이다. 갓털을 잡고 살짝 당겨보면 살짝 휘어진 까만 씨앗이 뽑혀 나온다.



 갓털이 동그랗게 핀 민들레 꽃대를 꺾어 들고 입으로 후 불면 씨앗들이 동동 떠서 날아간다. 이렇게 바람을 타고 홀홀 나는 갓털의 모습 때문인지 ‘민들레 홀씨’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과학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홀씨는 곰팡이나 버섯 등 꽃을 피우지 않고 무성생식을 하는 식물의 생식세포를 말하는 것인데 민들레는 암술과 수술이 있는 꽃을 피워서 씨앗을 맺기 때문이다.



 올봄에는 민들레 꽃을 잘 관찰해보자. 언제부터인가 들어온 서양 민들레가 워낙 번식력이 강해서 공원이며 들판을 온통 이 녀석들이 차지해버렸다. 토종 민들레는 구경하기도 힘들다. 이러다가 완전히 사라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구별 방법은 꽃을 받치고 있는 비늘 같은 부분(총포)을 보면 된다. 토종은 총포가 바로 서 있고 서양 민들레는 아래로 구부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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