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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중앙 공방전과 ‘살 붙이기’

중앙일보 2012.04.13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준결승 1국> ○·천야오예 9단 ●·원성진 9단



제 7 보
제7보(77~87)=“한 수에 한 집을 만들면 필승”이란 명언(?)을 한 사람은 홍종현 9단이다. 바둑판 361로에서 흑백이 각각 둘 수 있는 수는 180수. 그러니 한 수에 한 집을 만들면 180집이 된다. 필승이다. 종반의 30~40수를 제외해도 140집 이상이니 역시 필승이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냐면 ‘끝내기’란 존재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가령 A로 잡는 수는 줄잡아 10집이 넘는다. B는 아마도 그 이상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흑과 백은 중앙에서 접전 중이다. 전투라기보다는 서로 구획 정리를 하는 중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한데 지금 이 수들은 한 수에 한 집이나 제대로 짓고 있는 것일까. 대답은 물론 ‘노’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바둑의 은밀한 비밀과 매력이 숨어 있다. 백△로 붙인 수는 ◎ 한 점이 끊어질까 조심한 수다. 흑이 77, 79, 81로 둔 것은 백 전체를 은근히 위협하며 살을 붙이는 수다. 살이 붙어 봐야 한두 집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 공방전에서 백은 몸을 뺄 수 없다. 물론 백도 82, 84로 살을 붙이며 중앙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미세한 ‘살 붙이기’ 공방전에서 흑은 85라는 날카로운 호착으로 우위를 이끌어 낸다.



 끝내기는 상대가 10집짜리를 두면 나도 그 다음 큰 9집짜리를 둘 수 있다. 서로 나눠 갖게 되어 있다. 중앙은 모호해 경계선이 중요하고 승부도 대개 여기에서 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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