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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금융계 출신 의원들에게 거는 기대

중앙일보 2012.04.13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
총선 결과가 전해진 12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새삼 ‘대우경제연구소’(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신)가 화제가 됐다. 과거 이곳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무더기로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친박’의 핵심인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을 비롯해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서울 서초갑),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새누리당 비례대표 12번) 등이다. 여기에 현대증권 펀드매니저를 거친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전주 완산을),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울산 북구), 은행 출신인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까지 포함하면 금융·증권업 출신 당선자가 10명에 이른다.



  사실 그간 국회에선 금융계 출신 인사가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금융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중요한 법안의 통과가 좌초되는 일이 잦았다. 대표적인 게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이다.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담았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중동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추진했던 수쿠크법도 마찬가지다. 정치 논리에 밀려 법안 통과가 물 건너갔다. 금융계에서는 18대 국회에서 금융계 출신이 많았다면 ‘저축은행 피해 세금 보상’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결정’ 같은 포퓰리즘 법안이 거론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은 선진국을 100으로 봤을 때 67.6에 머물렀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삼성전자 등 세계 1등 기업이 여럿 포진한 한국에서 세계 50위권 내에 든 금융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그만큼 낙후돼 있다는 의미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고용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 산업이다. 하지만 한국의 법과 제도는 금융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19대 국회에 진출한 금융계 출신 의원들이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금융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써 주길 기대해 본다. 적어도 국회가 한국 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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