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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막말·친노 민주당에 호남향우회가…

중앙일보 2012.04.12 01:36 종합 2면 지면보기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하며
지나친 좌클릭 … 중도층 이반



















































11일 오후 6시 KBS가 새누리당 예상 의석을 131석~147석으로 발표했을 때만 해도 선거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누리당이 140석 정도만 건져도 대성공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최대 이슈였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로 새누리당이 줄곧 수세였던 데다 선거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MB심판’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치권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팽팽한 대립 속에 캐스팅 보트를 쥔 중도층이 보수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현상은 특히 지방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선거연대를 추진하면서 중도층이 선뜻 동참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좌경화 노선을 취했다”며 “두 당 연대는 득표에 플러스되는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중도층의 이탈을 가져오는 양날의 칼이 됐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이날 밤 트위터에다 “과격한 이들의 억지와 열정은 중도층에 염증만 안겨줄 뿐. 문제를 중도층의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빚어진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파문’과 주사파 문제를 정면 제기한 ‘경기동부연합’ 논란도 중도층 이탈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크다.



 선거 막판 민주통합당의 최대 악재였던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에 한명숙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것도 큰 화를 불렀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의 막말은 여성들과 종교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었는데 지도부가 나꼼수만 의식해 대처를 실기했다”고 혀를 찼다. 일부에선 민주통합당을 친노 진영이 장악하다 보니 과거 선거에서 큰 보탬이 되던 ‘호남향우회’가 이번엔 잘 움직이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야권연대 위력, 서울에 국한=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12일 0시40분 현재 서울 48곳 중 32곳에서 앞섰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40석을 얻었다. 야권으로선 ‘서울 찬가’를 부를 만한 성적이다. 4년 만에 여촌야도(與村野都) 현상이 재현된 것이다. 여기에는 ‘MB 심판론’의 위력과 2040세대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흔들리고 청년실업난과 물가 불안이 가중되면서 민심이 크게 이반됐다는 평가다.



 이는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캐치프레이즈가 ‘서민은 따뜻하게, 중산층은 두텁게’였지만 중산층의 위상은 해가 갈수록 위축됐다.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국민은 2010년 52.8%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전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의 1.3배였던 중산층의 소득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2010년까지 평균 소득 증가율의 절반으로 추락했다.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강남·송파·양천 등에서까지 민주당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과 박빙의 싸움을 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바탕으로 19대 국회에서 보편적 복지와 재벌개혁 정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MB 심판론’과 2040세대의 위력이 향후 대선정국에서도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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