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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역학구도는 MB계 우수수 … 대선 향한 ‘박근혜당’ 스타트

중앙일보 2012.04.12 01:33 종합 4면 지면보기
19대 총선 개표가 진행된 11일 밤 새누리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이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 이름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김형수 기자]


19대 총선이 새누리당의 역학관계에 가져다 준 가장 큰 변화는 ‘박근혜 중심의 정당’으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는 것이다.

6선 강창희, 국회의장 거론
최경환·유승민, 중심역할 맡을 듯
유정복·윤상현은 수도권 구심점
이혜훈·이성헌, 원외서 영향력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로 분리돼 계파 갈등의 불씨를 늘 품고 있었던 18대 때와 달리 19대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와 함께 시작하게 됐다. 이명박계는 총선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상 궤멸되다시피 했다. 당선자 대부분은 이미 박근혜계이거나 잠재적 박근혜계로 볼 수 있는 인사다.



 비대위 체제가 등장하면서 당내 주도권을 쥐게 된 박근혜계는 4·11 총선 이후 자연스럽게 당의 진로 탐색을 위한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정지작업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충청권에서 다시 돌아온 강창희(대전 중구·6선) 전 의원, 박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최경환(경북 경산-청도·3선), 유승민(대구 동구을·3선) 의원 등이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 의원은 국회의장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대선 국면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하기 위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4선이 되는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은 부산의 좌장 역할을, 유정복(경기 김포·3선)·윤상현(인천 남을·재선) 의원은 수도권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상황실장으로 총선을 진두지휘한 이혜훈 의원, 낙선한 이성헌·이정현 의원은 19대 때 원외가 되지만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 원내로 진입한 초선 의원들도 주목된다. 그 중 정책통인 안종범(비례대표)·강석훈(서울 서초을)·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당선자는 박 위원장이 대선에서 내놓을 핵심 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으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인 안종범 당선자와 함께 박근혜 위원장의 대표 공약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를 만들었다.



당시와 달리 재벌 개혁과 양극화 해소 등 ‘경제민주화’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새로운 공약 카드도 이들의 머릿속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을 지낸 이상일(비례대표) 당선자도 박 위원장의 정무적 판단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4·11 국면’에서 새누리당 쇄신파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남경필(경기 수원병·5선), 정두언(서울 서대문을·3선), 김세연(부산 금정·재선) 의원 등을 제외하고 쇄신파는 수도권에서 당이 고전하면서 상당수가 생환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쇄신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박근혜계라는 특정 계파의 색깔이 짙어진 당에서 쇄신파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쇄신파는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한나라당의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무대 뒤에 머물던 박근혜 전 대표를 구원투수로 끌어내는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구상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행동대원 역할을 한 게 쇄신파였다. 쇄신파는 재창당이냐,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냐를 두고 박 위원장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중요 고비마다 박근혜계와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그런 뒷받침이 있었기에 당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꿔 달고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정강·정책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총선 이후에도 긴장 속 우호관계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쇄신파와 박 위원장의 관계는 총선 이후에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박 위원장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개혁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는 총선 이후 쇄신파의 쇄신 요구가 분출될 첫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태정치를 없애기 위해 구시대적 중앙당 체제와 당 대표제를 폐지하고 원내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게 쇄신파가 총선 공천 전부터 유지해온 입장이기 때문이다.



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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