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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오바마·롬니 맞대결 확정

중앙일보 2012.04.12 00:02 종합 18면 지면보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보카 래톤에 있는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에서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 등 경제 이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왼쪽 사진).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을 찾아 유세를 벌였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의 경선 포기로 올 미 대선은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윌밍턴 AFP·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캠프는 10일 오후 2시(현지시간)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그리고 30분 뒤 샌토럼은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의 한 작은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샌토럼, 공화당 경선 중단
고향서도 승산 없자 결정
워싱턴포스트 지지율 조사
51% 대 44% 오바마 우세



 149년 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게티즈버그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명연설을 남겼지만 샌토럼의 연설은 경선 중단을 선포하기 위해서였다. 부인 카렌과 자녀 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샌토럼의 연설은 12분이나 계속됐지만 핵심은 “나의 대선 레이스는 오늘로 끝났다”였다.



 샌토럼은 염색체 이상이라는 선천성 장애를 앓고 있는 세 살 난 딸 이사벨라를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2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릴 경선을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뒤지는 결과를 받은 게 치명타였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샌토럼은 경선 포기가 아닌 경선 중단을 선언해 여지를 남겼지만, 경선 포기를 선언할 경우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더 이상 모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일 뿐이다.



 1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개월여 동안 자신의 뒤를 쫓던 2위 샌토럼의 중도 하차로 롬니는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3, 4위 주자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과 론 폴 하원의원이 남아 있지만 둘을 합쳐도 롬니가 확보한 대의원의 3분의 1도 못되기 때문이다. 깅그리치는 지난 8일 이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롬니가 대의원 수의 절반을 확보하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토럼의 발표 뒤 롬니는 “내겐 기분 좋은 날”이라며 “오늘 아침 샌토럼과 만나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으며, 이 나라를 이전과 다른 길로 이끌자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롬니로선 경선 패배로 중도 하차해야 했던 지난 대선까지 포함하면 5년 만에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기회를 얻은 셈이다.



 롬니 캠프는 샌토럼을 겨냥한 TV광고를 즉각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290만 달러(33억원)에 달하는 펜실베이니아 TV광고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이제 미 대선은 재선에 나서는 개혁 대통령 오바마 대 현장 기업인 출신의 보수 후보 롬니의 맞대결 구도로 짜이게 됐다. 공교롭게도 워싱턴포스트는 10일자 기사에서 오바마와 롬니 두 사람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당장의 지지율은 51%, 44%로 오바마의 우세였다. 여성 문제와 중산층 보호 정책, 호감도 등 대부분 항목에서 롬니는 오바마에게 뒤지는 걸로 조사됐다. 하지만 롬니에게 청신호는 경제 문제의 해결 능력에서 오바마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대목이다. 롬니는 연방정부 재정적자 해결 방안과 기름값 등 에너지 문제 해결 면에서 오바마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대선의 승부를 가를 변수로 대부분의 유권자가 경제를 꼽고 있는 만큼 오바마와 롬니의 맞대결은 여전히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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