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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거친 곳서 여성 실종·살해 151건

중앙일보 2012.04.11 00:15 종합 2면 지면보기
우위안춘(오원춘·42)씨가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10일 오전 수원 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범인 우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본지도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우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2009년 연쇄 살인범 강호순과 2010년 여중생 성폭행 살해범 김길태 등 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뉴시스]


경기도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인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10일 범인 우위안춘(오원춘·42)씨의 국내 행적 추적에 나섰다. 이날 검찰은 수원중부경찰서로부터 우씨를 살인과 시체 유기 등 혐의로 넘겨받았다.

수원 살인사건 수사, 경찰에서 검찰로 … 우위안춘 다른 범행 여부 조사



검찰은 우씨가 피해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점으로 미뤄 국내 체류 기간 중 추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열흘간 진행된 우씨에 대한 수사에서 처음부터 우씨의 입에 놀아났다. 은폐한 폐쇄회로TV(CCTV)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술에 취한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묻힐 뻔했다. 검거 후 9일 동안 수사하면서 여죄의 단서조차 캐내지 못했다. 전적으로 우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였기 때문이다.



 검찰이 우씨의 여죄 부분을 추적하기로 한 것은 경찰이 우씨 사건의 은폐·축소로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은 탓에 수사를 제대로 못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수원지검 안상돈 제2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으로 경찰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으며 시스템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검찰에서는) 그런 부분보다는 수사 자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2007년 입국 후 국내에 머물렀던 지역에서 151건의 여성 실종 및 살해 사건을 집중 추적하기로 했다. 수사 인력을 대폭 보강해 현장 수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연쇄살인의 증거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대 표창원(범죄심리학) 교수는 “이번 범행의 잔혹성으로 보아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크고 치밀성까지 보여 여죄가 있어도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국내 행적은 추적이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중국 네이멍구 출신인 우씨는 2007년 9월 경남 거제에 첫발을 디뎠다. 이듬해 6월까지 거제에 머물렀다. 건설현장에서 석공 일을 하다 이듬해 1월 모친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출국했다. 2008년 4월 다시 거제로 돌아와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6월까지 있었다. 같은 해 6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부산과 대전, 경기 용인 등지의 건설현장을 떠돌며 생활했다. 2010년 1월부터 재중동포 친구의 권유로 제주의 한 골프장에서 5개월쯤 일했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는 경기도 화성과 수원, 서울 등 수도권을 오가며 공사 현장에서 일했다. 비자 문제로 총 일곱 차례 중국을 드나든 그는 지난해 5월 수원 지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경기 경찰의 수사력에 구멍이 뚫린 것도 우씨의 여죄 확인 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인사건이 발생한 2일 오전 경기도 평택 포승에서도 20대 여성 납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은 수원 사건처럼 112 신고를 받고도 범인을 코앞에서 놓쳤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58분 범행 현장을 목격한 주민의 112 신고 접수 후 50여 명을 보내 탐문과 수색에 들어갔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16시간 동안 범행 현장 일대 94가구 중 84가구를 탐문했지만 허탕만 쳤다.



범인은 인기척이 없고 불이 꺼졌다는 이유로 수색하지 않은 12가구 중 한 집에 있었다. 이 사이 범인은 피해 여성을 두 차례 성폭행했다. 범인은 다음 날 자정쯤 피해 여성을 집 밖으로 내보내준 뒤 달아났다가 피해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평택=유길용·이정봉·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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