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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핑계로 카드 거부 택시, 이 방법이면 OK

중앙일보 2012.04.11 00:00 종합 22면 지면보기
이민주(27·여)씨는 최근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회식을 마치고 새벽녘 어렵사리 개인택시를 잡아 탔다. 집에 도착해 요금 1만3000여원을 카드로 계산하려 하자 택시기사가 “남들이 잘 안 가려는 동네에 왔으니 카드 말고 현금을 내라”며 쏘아붙였다. 이씨는 “요금을 안 내겠다는 것도 아닌데 불쾌했다”고 말했다.


택시비 카드로 낼게요 … 단말기 고장 났는데요 … 거짓말인 거 알거든요
카드결제 거부 대부분은 핑계

 택시비 카드 결제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일부 기사는 여전히 카드 결제를 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시 120 다산 콜센터에 접수된 택시 카드 결제 민원 건수는 9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2건보다 11%포인트 늘었다. 특히 주로 젊은 여성 승객이 카드 결제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터넷에선 “택시기사가 단말기의 전원을 꺼놓고선 고장 났다며 현금을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내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야만 했다”는 등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59)씨는 “단말기 고장을 핑계로 카드를 거부하는 건 대부분 속임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박모(64)씨는 “결제기를 운전석 안쪽에 잘 안 보이게 설치해 현금을 내도록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탁승호 한국지급결제학회 회장은 “좋아진 하드웨어에 비해 일부 기사의 서비스 마인드가 뒤처지는 탓”이라 분석했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61)씨는 “그동안 ‘개인택시는 현찰 장사’라는 인식이 컸고 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어 일부에선 아직도 거부감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택시비 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이달부터 일부 신용카드의 경우 결제 수수료를 2.1%에서 1.9%로 낮췄다. 통신 장애로 결제가 되지 않을 때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거래가 승인되는 시스템을 2일 도입했다. 또 6000원 이하 요금의 결제 수수료와 단말기 통신료(월 5000원)도 서울시가 부담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한 여건이 좋아졌지만 택시 카드 결제 관련 민원건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단말기가 진짜로 고장 나 카드결제가 안 되더라도 승객은 당황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내 택시에서 통신장애 등으로 카드 결제가 안 되면 단말기 회사인 한국스마트카드에서 요금을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 승객은 요금을 안 내도 된다. 택시기사에게 한국스마트카드 측과 통화할 것을 요구하면 된다. 그러나 2008년 이 제도가 시행됐지만 홍보 부족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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