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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으로 둔갑한 전시장 … 건축주 전북도의원의 꼼수

중앙일보 2012.04.11 00:00 종합 24면 지면보기
전주시 효자동 국립전주박물관 맞은편 N타워컨벤션. 외부 공사를 마치고 인테리어 작업 중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서는 ‘N타워컨벤션’라는 이름의 대형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국립전주박물관 앞 도로 건너편에 들어 선 건물은 부지 약 1만2700㎡, 지상 4층, 건축 연면적 8745㎡ 규모나 된다. 현재 공정률은 90%로, 외부 공사를 마치고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


주차장 확보, 교통개선 필요 없게
전시장으로 건축 허가 신청한 뒤
회의장·음식점·미용실 용도 추가
온라인선 버젓이 웨딩홀로 홍보

 전주시는 이 건물에 대해 지난 달 말 “사용 검사를 받지 않고 예식장으로 쓸 경우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4억원 대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 건축주가 당초 약속한 용도와 달리 예식장 영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효자동 일대에는 N타워 예식장을 문 연다는 플래카드가 내 걸렸다. 전주시내 웨딩업체를 통해 예약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7성급 웨딩홀’이라고 공공연하게 홍보하고 있다.



 N타워컨벤션의 서류상 건축주는 오모씨이지만, 실제 소유주는 노석만 전북도의원이다. 노 의원은 전주시청에 찾아 와 “내가 컨벤션센터의 실제 주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건물은 건축허가 신청 과정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여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초 노 의원 측은 지난해 3월 28일 전주시 완산구청에 예식장으로 사용하겠다며 건축허가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하루 만에 건축허가 신청서를 찾아갔다. 예식장 용도로 건물을 지으려면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주차장을 많이 확보하고 도로 교통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따르면 예식장은 건축 연면적 3000㎡ 이상, 전시장은 부지 1만5000㎡ 이상일 경우 교통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돼 있다.



 노 의원 측은 한달 뒤 예식장 대신 컨벤션센터(가구 판매·전시장)를 짓겠다며 다시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 경우 교통영향평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8월에는 건물 용도를 또 다시 ‘전시장·회의장·휴게일반음식점·미용실’로 변경 신청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실은 예식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노 의원이 직접 찾아와 이 같은 내용을 밝히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주시는 노 의원에게 건축물의 실제 사용목적(예식장)에 맞게 건물용도를 수정하도록 보완을 요구했다. 또 교통양향평가를 받은 뒤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각서를 받은 뒤 지난해 9월 허가를 내줬다. 이 건물은 현재 차량 26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췄다. 그러나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층마다 1개씩 4개의 예식장을 사용할 경우 800대 이상의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노 의원은 “진입 도로와 다리를 확보하고 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교통영향평가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며 “이른 시일 내에 전주시에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 완산구에서는 효자동 S웨딩홀이 컨벤션센터로 허가를 받아놓고는 사실상 결혼식장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 웨딩홀 주변은 요즘도 주말이면 교통체증이 극심해 민원이 빗발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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