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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잽과 침(針)

중앙일보 2012.04.06 00:59 경제 12면 지면보기
<준결승 1국> ○·천야오예 9단 ●·원성진 9단



제5보(48~59)=흑▲와 같은 수는 일명 ‘침 놓기’로 불린다. 프로들은 가볍지만 따끔한 응수타진을 두고 권투 용어를 빌려 ‘잽’이라고 하는데 그 잽보다 좀 더 따끔한 수가 ‘침’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우변 일대의 형세를 보면 상하의 흑이 모두 강하다. 그 사이에 백 두 점이 절묘하게 자리 잡고 있어 부분적으로 백 쪽이 ‘돌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상하의 흑이 강력한데 이 백을 그냥 놔두는 건 억울하다. 뭔가 대가를 내놓도록 강박하는 수단은 없을까. 바로 이 같은 고민 끝에 나온 수가 47(▲)이다.



 백이 ‘참고도1’처럼 최강으로 감아 넣는 것은 흑2의 반격을 당한다. 3으로 잡아도 6까지 뚫리면 백이 크게 당한 모습이다. 백에게도 ‘참고도2’처럼 5, 7로 두는 수단이 있다. 하지만 이 그림도 8로 끊어 패가 되는데 백은 팻감이 없다. 흑은 실전보 A, B 등에 결정적 팻감이 있다.



 이리하여 48의 후퇴는 필연이었고 흑은 51까지 짭짤하게 벌어들였다. 그리고 마지막 큰 곳이라 할 59를 차지하며 순풍에 돛 단 흐름이다. 하지만 승부란 이 정도로 기울지는 않는다. 백의 천야오예 9단은 여전히 침착하게 호흡을 유지하며 바로 등 뒤에서 흑을 쫓고 있다. 장기전의 양상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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