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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담배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2012.04.06 00:23 종합 26면 지면보기
1958년 나온 한국 최초의 필터담배 ‘아리랑’은 고급담배의 대명사였다. 짝퉁 담배 ‘쓰리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1. 1940년 5월 15일 중국 시안(西安) 남원문 가설극장. 아리랑산에 사는 목동과 시골 처녀의 사랑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독립운동을 하는 남자가 일본 경찰에 붙잡혀 죽음을 맞는다는 비극적 결말이었다. 독립군의 여름 피복비 마련을 위해 공연된 한국 최초의 오페라 ‘아리랑’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아리랑 특별전’

 #2. 6·25 때 위문공연을 왔던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티포드(1922∼60)는 화장실에 갔다가 통역병이 밖에서 부는 휘파람 소리를 들었다. 구슬픈 가락에 반한 그는 일을 보다 말고 뛰어나와 무슨 노래인지 묻고는 악보를 채록했다. 이를 토대로 1952년 미국에서 음반을 냈다. 제목은 ‘아디동(Ah-Dee-Dong) 블루스’. 아리랑을 잘못 들은 것이었다.



 서울 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이 5월 21일까지 ‘아리랑 특별전’을 연다. 첫 공개되는 ‘한양오백년가’를 비롯해 독립운동 관련 아리랑 자료와 아리랑을 주제로 한 각종 영상과 음원 등 2000여 점에 이르는 자료를 내놓았다.



 우리 민족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남한에서건 북한에서건, 만주에서건 이민간 하와이에서건, 아리랑을 불렀다. 아리랑은 영화·소설·오페라·생활용품 등으로도 변주됐다. 박물관 이건욱 학예연구사는 “1년간 전시를 준비하며 아리랑이 우리 민족의 삶과 분리할 수 없는 ‘같은 몸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02-3704-3114.



 한편 문화재청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신청한 ‘정선아리랑’에 다른 아리랑까지 포함해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5월 중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기념해 ‘아리랑 명창’ 최영숙(56)씨는 기획음반 ‘최영숙의 아리랑’(전 3장·신나라)을 발표했다. 서울·경기지역의 ‘본조아리랑’과 ‘정선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등을 실었다. 85년 서울예술단의 평양 공연에서 남북합창으로 부른 ‘신아리랑’도 재현해 수록했다. 최씨는 88년 타계한 경기명창 김옥심의 제자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 여부는 11월 중앙아메리카 그라나다에서 열리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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