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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하랴 직장일 하랴, 주부들은 손이 괴로워

중앙일보 2012.04.03 10:57
주부는 손이 괴롭다. 특히 집안 살림과 직장 일을 병행하는 주부일수록 손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손가락이 시큰거리고 손목이 저릿저릿한가 하면 손 색깔과 모양의 변화까지. ‘손’ 때문에 고민인 주부들을 위해 대표적인 주부 손 질환을 알아봤다.


손 감각 둔해지면 - 스트레칭으로 손목 풀고, 손가락 ‘딸깍’ 잘 안되면 - 찜질로 힘줄막 넓혀야

저리고 감각 둔해지는 ‘손목터널증후군’



 주부들 손 질환의 대표격은 단연 손목터널증후군이다. 걸레를 짜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손목을 많이 혹사해서다. 더불어 더블클릭과 타이핑을 쉴 새 없이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에게도 발병하기 쉽다. 때문에 직장일과 집안살림을 병행하는 ‘알파맘’일수록 손목터널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면 엄지?검지?장지쪽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면서 손이 붓거나 손가락이 뻣뻣한 느낌이 든다. 만약 아픈 쪽 방향으로 손목을 1분 정도 구부렸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복되는 손목 사용이 손목 인대를 두꺼워지게 만들고, 손목 터널 안의 압력을 높여 손목의 신경, 혈관 등을 누르는 것이 주원인이다.



 심하지 않으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손목 터널 중인대가 누르고 있는 부위를 작게 절개해 신경을 압박하는 부분을 끊어주는 손목인대절개술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이다. 평소 손목을 무리하게 쓰지 말고, 적당한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손목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손목통증을 피하는 지름길이다.



손등 핏줄이 울퉁불퉁 ‘손등 정맥류’



 ‘손등 정맥류’란 손등에 있는 정맥이 원래 크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원인은 체지방의 이동이다. 나이가 들면서 손이나 얼굴처럼 몸 바깥쪽 지방은 감소한다. 때문에 지방 속에 묻혀있던 손등 정맥이 나이가 들수록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고운 손을 갖고자 하는 열망으로 손등 정맥류 치료를 위해 흉부외과에 방문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손등 정맥류는 질환과 연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부분은 단순한 미관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최주원 교수의 조언이다. 간혹 드물게 심장 질환이나 흉곽 내부의 악성 종양 때문에 손등 정맥류가 생길 수는 있다.



 팔을 수시로 심장보다 높이 들거나 심장과 비슷한 높이에서 스트레칭을 하면 손등 정맥류 증상을 늦출 수 있다. 악력운동과 같이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은 삼간다.



손가락 구부리기 힘들면 ‘방아쇠수지’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고, 일정정도 이상 힘을 줘야만 ‘딸깍’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펴진다면 ‘방아쇠수지’를 의심해보자. 손가락을 움직일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힘줄은 ‘활차’라는 이름의 터널을 지나는데 이 터널의 크기는 힘줄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다. 헌데 주부들은 손가락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손가락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이 붓거나 쉽게 결절이 생긴다. 이 때문에 힘줄이 힘들게 통과하면서 주로 약지·장지 손가락에 방아쇠수지가 생기는 것이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방아쇠수지는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데도 계속 방치해두면 관절인대가 그대로 굳어버리면서 평생장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아쇠수지는 초기에는 찜질이나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주사 요법과 간단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인대가 걸리는 부위의 터널을 조금 찢어 넓혀주거나 기능을 방해하는 힘줄을 절개하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 색깔 변하는 ‘레이노 증후군’



 추운 날 차가운 물로 빨래를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 손가락에서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낸다면 ‘레이노 증후군’을 한번 의심해보자. 레이노 증후군이란 추위에 노출되거나 감정이 격해졌을 때 손 끝에 통증이 오고 해당 부위가 차가워지면서 피부 색깔이 하얗게 변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손의 말초 조직 동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막혀버린다. 때문에 말초부위로 피가 통하지 않아 손의 색깔은 하얗게 변하고, 더 오래 노출될 경우 파란색으로 변할 수도 있다.



 증상이 어떤 질병에 의해 부차적으로 생긴 경우를 ‘2차성 레이노 증후군’,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를 ‘1차성 레이노 증후군’이라고 한다. 치료를 할 때도 1차성 레이노 증후군인지 2차성 레이노 증후군인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성 레이노 증후군의 경우 혈관확장제, 혈액순환 개선제, 아스피린과 같은 혈액응고 억제제만 처방해도 잘 반응해 예후가 매우 좋아진다. 반면 2차성 레이노 증후군의 경우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로 기저 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레이노 증후군은 무엇보다 손과 발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손가락을 자주 주물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우리 몸의 혈류 상태를 반영하는 창”이라고 말하며 “심하면 피부궤양에도 이를 수 있으니 적극적인 치료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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