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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담가먹는 어육장

중앙일보 2012.04.03 10:18
3대째 어육장을 담고 있는 권기옥 명인(오른쪽)과 대를 잇고 있는 며느리 서은미씨는 매일 아침장 보관소에 들러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권기옥(80·경기 용인시 백암면) 어육장 명인은 얼마 전 서울 모처의 문화센터에서 어육장 강의를 했다. 권 명인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독을 묻을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어육장을 담가 먹으라”고 당부한다. 세계식품박람회에서 외국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어육장이 국내에서만은 유독 푸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명맥이 끊겨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고, 식생활의 변화로 전통장의 위상이 떨어진 게 이유다. 권 명인은 어육장의 맛을 대중이 알아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리란 생각에 어육장 담는 법을 알리고 있다.


어류 6가지·육류 3가지에 전복·다시마·메주…독 땅에 묻고 어육과 메주 번갈아 넣어 숙성

 어육장의 재료는 메주, 천연소금, 어류(대구, 민어, 도미, 가자미, 조기, 병어), 육류(닭, 꿩, 소고기), 홍합, 전복, 다시마, 새우, 두부다. 각 재료의 분량은 이렇다. 우선 꿩고기 5kg, 닭고기 8kg, 소고기 6kg, 생선 5kg, 메주 5kg, 다시마500g, 소금물 30kg(소금 25kg)이 필요하다. 여기에 나머지 재료 500g을 넣으면 100kg의 독이 찬다. 소고기는 기름이 없는 볼기살, 사태살, 홍두깨 부위를 선택해 손바닥 넓이에 2~3cm 두께의 덩어리로 마련한다. 닭과 꿩은 내장을 없이 손질한다. 각종 생선류도 모두 내장을 제거한다. 모든 재료는 볕에 널어 꾸덕꾸덕하게 물기 없이 말린다. 항아리는 입구부분만 남기고 모두 땅에 묻는다. 독을 소독하기 위해 불이 빨갛게 붙은 숯 서너 개를 독에 넣는다. 숯에 꿀 한 종지를 부어 연기를 낸다. 향긋한 꿀 향이 독 안에 스민다.



 독에 어육과 메주를 번갈아 가며 켜켜이 넣는다. 두부와 다시마를 마지막에 넣고 소금물을 붓는다. 말린 붉은 고추와 대추를 띄우고, 비닐로 덮어 동인다. 그 위에 천을 한 번 더 대어 동여 멘다. 항아리 뚜껑을 닫고 위에 짚과 두툼한 천을 한 번 더 덮는다. 흙을 덮어 1년간 둔다. 1년 뒤 개봉해 된장과 간장을 각각 항아리에 분리하고 1년을 더 숙성시킨다. 값비 싼 재료 준비에 엄두가 안 나면, 몇 집이 돈을 모아 만들어 나누어도 좋다.



 요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 장처럼 찌개나 요리의 간으로 쓴다. 채 삭지 않은 고기 덩어리는 듬성듬성 썰어 넣는다. 고기와 생선에서 한결 깊은 풍미가 우러난다. 권 명인과 뒤를 이어 전수자로 나선 며느리 서은미(51)씨는 상촌식품을 이끌며 전통방식으로 만든 궁중장과 어육장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서씨는 “어육장을 비롯한 전통장을 만들어 먹는 것은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일이다”며 “하지만 우리가 지켜가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상품화된 어육장은 상촌식품 홈페이지(www.unmal.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어육장 명인이 추천하는 어육장맛 살리는 요리 레시피







● 냉이어육된장국



재료(4인분 기준) - 냉이 120g, 콩가루 또는 들깨가루 6큰술, 계란 2구, 어육된장 3큰술, 대파 1/2개, 다진마늘 1/2큰술, 쌀뜨물 1ℓ, 참기름 약간



① 냉이를 깨끗이 씻어 큰 것만 반으로 갈라 손질한다.

② 쌀뜨물을 끓이다가 어육된장을 푼다. 이때 된장 속 고기도 썰어 넣는다.

③ 달걀 2개를 깨트려 물을 약간 넣고 풀어준다.

④ 촉촉한 냉이를 콩가루나 들깨가루에 묻혀 3에 담갔다가 끓는 된장국물에 넣는다.

⑤ 대파?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참기름을 약간 넣고 불을 끈다.



● 어육된장비빔국수



재료(2인분) - 건국수150g, 청?홍피망 각 1/2개씩, 오이 1/2개, 당근 1/3개, 어육된장소스 4큰술(어육된장소스: 어육된장 100g, 마요네즈50g, 사이다 40g, 정종 1큰술, 마늘 1/2작은술, 콩가루 1작은 술, 설탕 2큰술, 통깨 1/2큰술, 들기름 1/2큰술, 겨자가루 약간)



① 국수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다.

② 피망?오이?당근은 5cm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③ 삶은 국수에 된장소스를 끼얹어 간이 베도록 버무린다.

④ 3에 준비한 야채를 얹어 보기 좋게 담는다.

⑤ 어육된장 속 고기를 물에 씻은 후 썰어 함께 먹어도 좋다.



※ 어육된장소스는 샐러드 드레싱으로도 잘 어울린다. 냉장고에 보관하며 사용한다.



<강미숙 기자suga337@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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