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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를 때 돈 되는 상품 많아 … DLS, 유가 반토막 안나면 연 8% 수익

중앙일보 2012.04.03 04:29 Week& 2면 지면보기



고유가 시대 재산 불리는 투자 상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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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석유 탓이다’.



21세기 모든 문제의 배후에는 석유가 있는 듯싶다. 이라크 전쟁의 원인도, ‘테러와의 전쟁’ 이유도, 최근 리비아 사태에 서방 국가들이 처음에 주저했던 것도 모두 석유 때문이다. 석유 수급이 차질을 빚고, 그래서 유가가 오르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한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고공행진을 하는 유가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이 있다면 기회도 있다. 고유가를 투자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투자 수익을 높이는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다. 고유가를 이용한 금융상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전문가로부터 들어봤다.



서철수
한국투신운용
실물 최고투자책임자(CIO)
국내에서 실물 유전에 투자하는 펀드는 ‘한국투자ANKOR유전 해외자원개발펀드’가 유일합니다. 이 펀드는 미국 멕시코만 유전에 투자합니다. 한국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이 각각 80%와 20%씩 보유한 광업권 가운데 석유공사가 지분 29%를 펀드에 팔았습니다. 이 유전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에 1만5000배럴씩 원유가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매일 나오는 원유의 29%가 펀드 몫이라는 의미입니다.



 독자들 가운데선 석유가 쏟아지는 알짜 유전을 뭐 하러 석유공사가 팔았을까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석유공사의 중요한 기업 목표는 정부의 ‘에너지 자주개발’ 달성입니다. 펀드에 지분을 팔아 받은 돈으로 다른 유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펀드는 지난 1월 말 4일간 공모를 통해 3686억원을 모았습니다. 만기는 2026년 4월입니다. 기대 수익률은 연 10%입니다. 중간에 환매를 할 수 없는 폐쇄형 상품이지만, 환금성을 위해 지난달 8일 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종목 명은 ‘한국ANKOR유전’이고 종목 코드는 152550입니다. 펀드를 청약한 투자자가 환매하고 싶다면 주식처럼 팔아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이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면 주식처럼 거래소 시장에서 사면 됩니다.



 투자자들은 원유를 팔아 거둔 수익과 원금의 일부를 매 분기 배당 형식으로 받습니다. 오는 6월 첫 배당이 예정돼 있습니다. 매 분기별 배당되는 원금과 수익만큼 배당락으로 인해 펀드 가격은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유가가 오른다고 매매 차익을 노리고 펀드를 매수해서는 안 됩니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유가와 환율 위험을 줄였습니다. 펀드 설정 후 7년 동안 환율은 달러당 1116원, 유가는 배럴당 90.6달러에 고정을 시키는 헤지 계약을 은행과 맺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가가 오른다고 펀드 수익률이 크게 좋아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유전의 원유 생산량이 어떠한가에 따라서는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유 생산량이 예상에 못 미친다면 투자 당시 기대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7년을 헤지 기간으로 삼은 건 그 기간 동안 배당한 돈을 다 합치면 원래 투자한 원금만큼은 나오기 때문입니다.



 절세 효과도 있습니다. 3억원 이하의 원금에 대해서는 5.5%,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5.4%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세제 혜택이 2014년까지 부여됩니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하는 자산가들에게는 유리한 투자 수단입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
유가 상승의 수혜를 기대한다면 원유 관련 펀드에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만 크게는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유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에너지 펀드나 뉴에너지 펀드입니다. 에너지 펀드는 원유를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합니다. 유가 상승으로 해당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주가도 올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뉴에너지 펀드는 유가가 올라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이겠죠.



 이들 펀드는 유가 상승에 따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유가 상승=고수익’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식이다 보니 해당 주식시장의 상황에 더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국제유가가 1년여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 4월 25만원을 웃돌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현재 16만원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반면 원유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거래소에서는 ‘미래에셋맵스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이라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식처럼 손쉽게 유가 상승에 베팅할 수 있는 거죠. 해외 주식계좌를 개설하면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원유 지수 추종 ETF인 ‘United States Oil Fund LP’ 등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일종인 ‘ProShares Ultra Oil&Gas’는 유가 상승분의 두 배만큼 움직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 시 큰 수익이 기대됩니다. 그러나 지수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다음 달 원유 선물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펀드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을 못 쫓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들 중 어떤 게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시장 여건과 투자자 스타일에 따라 좋은 상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건 국제 원유시장은 투기적 거래 등으로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가 아니라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또 대부분이 해외 펀드라 투자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유가가 오를 것 같다고 이들 펀드에 ‘몰빵’하기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핵심 투자상품으로 두고, 분산투자 대상으로 이들 펀드에 일부 투자하는 걸 권합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위원
일반적으로 원유 가격 상승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산업 생산과 주요 경제활동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원유이기 때문이죠. 특히 유가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합니다. 우리처럼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의 국민은 유가 상승을 더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주식시장의 최대 상승 동력이 될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나라도 있습니다. 유가 상승을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수익 창출의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 셈인 것이죠.



 유가 상승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산유국입니다. 국가 재정의 50%가량이 에너지 산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수출의 60%가량이 에너지 관련 제품입니다. 또 증시 시가총액의 70%를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업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가의 등락에 따라 러시아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도도 그 궤를 같이합니다. 두 데이터가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가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유가와 러시아 주가(RTS지수) 간의 상관계수는 0.59였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주가와 유가의 상관계수는 0.45, 한국 주가와 유가의 상관계수는 0.39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유가가 오를 때는 러시아 펀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 같다고 본다면, 러시아 펀드만큼 확실한 투자 대안이 없을 겁니다. 러시아 펀드가 러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이지만, 원유시장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실제로 연초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과 동시에 러시아 주식시장도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올 들어 러시아 펀드는 2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요 지역 펀드 중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 원유시장에 투자하는 일부 원자재 펀드의 경우 원유 가격의 실제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못해 유가 강세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출시된 원유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지 않은 것도 투자자 선택의 폭을 제한합니다.



 결국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러시아 펀드가 최선입니다. 그러나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점치기 어렵습니다. 만약 고유가 흐름이 꺾이고 글로벌 경제가 침체한다면 러시아 증시가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유지헌
미래에셋증권
파생상품영업팀 이사
파생결합증권(DLS)은 유가증권에 파생 계약이 결합된 복합금융상품입니다. 어렵다고요? 그럼 조금 익숙한 주가연계증권(ELS)을 떠올려 보십시오. DLS는 ELS와 비슷한데 기초자산만 다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와 달리, DLS는 원자재·부동산·금리·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합니다. 이들 기초자산의 변동과 사전에 약속한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지난해 DLS 발행은 2010년에 비해 73% 늘어난 약 13조원,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원금 보장(수준)’과 ‘금리+α(보통 10% 내외)’의 수익을 제시하는 DLS가 투자자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증거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금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주식이나 채권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습니다. 반면 상품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훌륭한 헤지 수단입니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자신의 투자 바구니에 담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자산 감소 효과를 줄이고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원유가 대부분 현물로 거래되고, 거래 규모와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개인들은 투자가 어렵습니다. 해외 선물계좌를 개설하면 원유 선물을 거래할 수 있기는 하지만, 거래 절차가 복잡하고 가격 변동 위험이 너무 큽니다. 그런데 원유 관련 DLS에 투자하면 개인도 쉽고 간단하게 원유에 간접투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원유 관련 펀드도 있습니다. 그러나 펀드 투자로는 원금을 까먹을 수 있습니다. 원유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 때문에 유가가 오르는데도 수익은 별로인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DLS는 다릅니다. 일단, 투자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원금의 보장과 비보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유가 상승장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상품화할 수도 있습니다.



 DLS의 구조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펀드에 비해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결정에 앞서 DLS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야 합니다. 또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상품을 선택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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