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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같은 기업, 유럽에도 많다 … 최근 위기로 저평가 매력 커져

중앙일보 2012.04.03 04:28 Week& 4면 지면보기
미겔 코르테-레알은 …  2007년부터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의 유럽 주식상품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골드먼삭스, 포르투갈 은행 등에서 20년간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대에서 MBA를 수료했으며, 영국 카스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잠잠해진 것은 분명하다. 올해 유럽 증시에서 지난해와 같은 공포를 찾아보긴 힘들다. 최근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기고 이탈리아·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유럽 재정위기는 바닥을 찍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덕분에 유럽 증시는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도 이미 그리스·스페인의 우량주를 사들이며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유럽 위기는 아직도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채무 문제가 여전한 데다, 실물경기는 아직 겨울이다. 그래서 세계 투자자들은 유럽에서 들리는 소식 하나하나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운다. 유럽 증시 전문가의 시각은 어떨까?


피델리티의 미겔 코르테-레알 유럽 주식상품 총괄헤드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의 미겔 코르테-레알 유럽 주식상품 총괄헤드는 유럽 증시 전망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장기적인 고실업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개별 기업들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유럽 증시는 2~3년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실시 이후 세계 증시가 계속 상승세다.



 “주요국이 돈을 풀면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측면도 크다. 그간 갈등을 보이던 유럽 국가들이 한 발짝씩 양보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정책에 대한 믿음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이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다.”



 -그래도 유럽 위기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데.



 “남유럽은 그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가 부족했다. 정부 부채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120% 이내로 떨어뜨리고, 실업률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완전한 해결을 위해선 10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일단 경기가 호전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당장 부양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 흐름에 따라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다.”



 -너무 비관적인 것 같다.



 “아니다. 신중한 낙관론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기업들은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변화에 민감하고, 우수한 인재를 키운다. 이처럼 활발한 경영을 펼치는 기업들 덕분에 급격한 경기 위축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정관념을 바꾸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간 중국이 고도성장을 했지만 중국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역으로 보면, 유럽 쪽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유럽 증시의 상승률은 글로벌 평균을 지속적으로 상회해왔다. 유럽 국가가 아닌 개별 기업에 초점을 맞춘다면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유럽에는 한국의 삼성처럼 제품력과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브랜드가 많다. 실제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운데 유럽지역 브랜드가 37개나 된다.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럽의 GDP 성장률은 글로벌 평균보다 낮지만, 기업의 성장률은 글로벌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유럽 국가는 불안하다지만, 유럽 기업은 투자 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지금이 유럽 기업에 대한 투자 타이밍인가.



 “지금 유럽 기업의 실적 대비 주가는 10년 평균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받고 있다. 부채가 적고, 현금 흐름도 괜찮으며, 우수한 경영진을 가진 유럽 기업이 많다. 장기적이 안목에서 투자에 나서면 수익을 낼 것이다. 유럽 기업의 유로존 역내 수출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유로존 비중이 60%를 넘었다. 지금은 신흥시장 비중이 40%로 제일 크다. 유로존 비중은 30% 정도다. 이는 삼성이나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럽의 경기 침체에 타격받는 정도가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의미다.”



 -유망 업종이나 종목은 무엇인가.



 “IT(정보기술), 소비재 관련 업종, 배당주 테마 등을 긍정적으로 본다. 자라(Zara)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텍스, 유럽 대표 식품업체인 네슬레 등을 추천한다. 규제가 심한 통신·유틸리티 쪽은 부정적이다.”



 -세계 경기 및 증시에 대한 전망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좋아 보인다. 실업·경기지표 모두 개선되고 있다. 그다음으로 큰 경제국인 중국도 경착륙 우려를 씻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G2가 괜찮은 데다, 유럽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세계 경제 전체로 회복세가 뚜렷하다. 증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중 세계 증시가 많이 올랐다지만, 아직은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에 들어오지는 않고 있다. 시장을 보수적으로 봤던 투자자들이 올해 중순이면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쯤 다시 증시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칠 수 있겠지만 2~3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본다.”



 -올해 세계 주요국에서 선거가 열리는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지난해처럼 투자심리가 위축됐을 때는 선거 같은 외부적 이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올해는 다르다. 오히려 최근 투자심리의 개선이 집권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올해 내내 유지된다면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한국은 대표적인 개방경제 국가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는 만큼 수혜가 기대된다. 내수보다는 수출, 특히 신흥시장 쪽에 활발히 진출해 있는 기업들이 유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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