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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찾아낸 과제 7가지 주민 참여로 풀어 ‘행복 동네’ 탈바꿈

중앙일보 2012.04.03 03:20 1면 지면보기
홍미화 동장은 “맞춤형 복지서비스로 주민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3동이 추진하는 주민복지시책이 충남 지역 최우수 행정사례로 선정됐다. 안희정 도지사는 쌍용3동에 주민숙원사업비 2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홍미화 동장의 현장행정에는 남다른 열정과 노력이 숨어 있었다. 동네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 소외계층과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책을 발굴했고 이 같은 노력에 감명받은 주민들은 스스로 기부에 동참했다.


[‘충남 최우수 현장행정’] 천안 쌍용3동 홍미화 동장

강태우 기자 , 사진=조영회 기자





천안 봉서산 자락에 위치한 쌍용3동은 주민(2만3000명)의 96%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특히 기초생활수급가정(574세대, 900여 명)이 천안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빈부격차가 심한 지역이다 보니 일부 주민은 술을 먹고 억지민원을 제기하는 등 주민센터에는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100여 개 학원이 밀집한 지역이여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갖는 소외감도 크다. 홍미화 동장은 2010년 7월 이곳으로 발령을 받았다. 축하인사를 나누는 기쁨 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는 ‘행복한 동네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30여 년간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한 사회복지사로서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무관이 동장으로 오자 직원들도 환영했다. 홍 동장은 다음날부터 소외계층을 찾아 나섰다. ‘찾아서 희망주는 동네 만들기 사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상운(가명·쌍용중 3년)이는 중학생이 된 후로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초등학교 6학년 때만 해도 수업을 마친 친구들이 학원으로 몰려 가는 모습이 늘 부러웠다. 혼자 집으로 돌아오면서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밤 늦게까지 일하시는 부모님도 싫었고 배우고 싶어도 학원에 가지 못하는 현실도 싫었다. 하지만 상운이는 중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주민센터에서 영어교실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민정(가명·쌍용중 3년)이도 상운이와 함께 영어교실을 다닌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민정이 역시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다. 상운이와 민정이는 영어교실을 다닌 후로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중하위권을 맴돌았지만 현재는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홍 동장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형편상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5일 수준별 영어교실을 열었다. 이곳에는 40여 명의 학생이 영어전문강사로부터 수업을 받는다. 특히 월·화요일은 결혼이민 원어민 강사와 함께 하는 영어회화수업이 진행된다. 다문화 가정의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것이다. 상운이는 “선생님이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시고 영어뿐만 아니라 전과목에 공부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좋다”며 “또 일주일 두 번 원어민 선생님과도 공부하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만족해 했다.



쌍용3동 주민센터 방과후 영어교실 수업 장면(사진 아래)과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 모습.
홍 동장은 출근 전 매일 아침 동네를 둘러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원이 아침마다 쓰레기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쌍용3동에는 공원이 6개 있다. 주민센터에는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민원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홍 동장은 고민 끝에 아파트 노인회를 찾아갔다. 동네 사정을 이야기하자. 노인회에서는 흔쾌히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각 경로당이 6개조로 나눠 책임지고 청소를 맡아 주기로 했다. 매일 아침 6시면 빗자루를 든 노인들이 공원으로 나왔고 동네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청소하는 어르신들을 본 주민 사이에 ‘공원을 깨끗이 사용하자’는 인식이 확산됐다. 어린이집에서도 깨끗한 도심을 만들기 위해 환경정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정화활동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홍 동장은 영어교실과 공원관리 외에도 무료식사·미용·세탁·복지도움자료배포 등 동네 특성에 맞는 7가지 시책을 마련했다. 식사도 일회성이 아닌 매월 운영하고 미용도 파마와 염색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세탁도 이불빨래까지 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봉사에 동참하는 업소들은 조건없이 받아줬다. 자원봉사단도 구성해 매년 김장담그기와 제설작업에 참여시키고 있다.



홍미화 동장은 “각 가정을 방문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의견을 물었고 그에 맞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들을 찾아 설득했다”며 “주민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 봉사자들이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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