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이 있어 재미있는 운동장, 인성 가르치는 교실엔 학교폭력 자랄 틈 없지요”

중앙일보 2012.04.03 03:20 2면 지면보기
존경 받는 교사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소개하는 ‘우리 학교 스타’. 이번에 소개할 스타는 아산 배방초등학교 김종현 교사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공부보다 인성을 강조하고 재미있는 체육수업으로 교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학교 스타] 배방초 김종현 교사

글·사진=조영민 기자



배방초등학교 김종현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 교사는 다양한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진짜 남들보다 부지런해요. 아침마다 홀로 나와 교단을 청소하고 학교 주변을 순찰하기도 하죠.” “김 선생님이 지도하는 체육시간마다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아요.”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배방초등학교. 이 학교에는 ‘스타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4학년 1반 담임 김종현 교사. 이곳 교사들은 김 교사에 대해 ‘인자하고 부지런하며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로 교직생활 30년 차인 김교사는 교내뿐 아니라 아산 지역에서도 인품이 좋기로 소문이 파다하다. 김 교사는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보통 30분에서 1시간 일찍 출근해 교단을 둘러본다. 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가 있으면 줍고 껌이 붙어있으면 떼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차 안에는 항상 청소도구가 가득 실려있다.



 “대학시절부터 바닥에 있는 담배 꽁초들을 줍고 분리수거도 하고 그랬어요. 단순히 학교를 아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습관이 됐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죠.”



아산교육지원청 손선영 홍보담당은 “김 교사를 오랜 시간 알고 지냈는데 모교에 사랑이 각별한 것 같다”며 “한 학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근을 다니면서도 계속 아침마다 자원봉사를 해 평판이 좋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날리게 게임처럼 체육 수업



지난달 30일 오후 배방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김 교사의 지도로 체육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오늘은 남자와 여자가 나눠서 발 야구를 할거에요. 여자가 불리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여자 편으로 들어간다.”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선생님이 여자 편으로 가시면 저희가 지잖아요.”



 김 교사가 여학생 편에 서자 남학생들은 웃으며 반발했다. 그러자 김 교사는 “너희가 더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다”며 ‘허허’ 웃는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시합은 팽팽했다. “아웃, 세잎! 까르르”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도 발야구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김 교사는 체육시간만큼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앞 구르기 뒤 구르기 등 매트 운동을 할 때면 훌라후프와 뜀틀을 준비해 장애물을 만든 뒤 게임을 진행하기도 하고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데 어우러진 피구 시합을 만들기도 한다.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이 체육시간만큼은 재미있게 놀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딱딱한 수업보다는 여러 가지 게임을 혼합해서 수업을 진행하니 아이들의 호응이 좋아요.”



김나연 양은 “체육시간을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체육수업이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하는 것 칭찬하면 못하는 것 잘하게 돼



“저는 항상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하라고 숙제를 줘요. 집에서든 밖에서든 말이죠. 그리고 자신이 한 선행을 기록한 뒤 검사를 맡는 거에요.”



 그는 1983년 진주교육대를 졸업한 뒤, 경남 밀양의 한 시골학교에 교사로 선발돼 30년째 학교와 인연을 맺고 있다. 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력 때문에 가끔 체육 전담교사를 맡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떤 위치에 있던 늘 자신의 교육목표인 ‘1인 1선’을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하루에 한 가지씩 착한 일을 하면서 스스로 인격 있는 학생으로 발전하라는 의미다.



 “요즘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죠. 그래서 저는 늘 아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간에 힘들게 왜 학교에 나와야 하는지 목표의식을 다시 일깨워주는 거죠.” 이를 위해 학생 개인별로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한다.



 “채찍보다 당근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사춘기를 겪고 있어 예민하거든요. 잘하는 것을 칭찬하면 못하는 것도 칭찬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공부만이 아니잖아요. 인격이 쌓이고 올바른 인품을 갖게 되면 학교폭력의 근본도 뿌리 뽑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