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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6만 일본 가나자와, 예술의 힘으로 관광객 700만 모은다

중앙일보 2012.04.03 00:48 종합 20면 지면보기
시민예술촌 남쪽에 위치한 뮤직공방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기 위해 어머니들이 모여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澤)시 시민예술촌. 이와타 구미코(巖田組子·여) 촌장이 한국에서 온 시찰단에 시설 현황과 조성 과정을 설명했다. 이와타 촌장은 “벽돌과 기둥 하나 손대지 않았고 공사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했다”며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시민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옛 건물 활용 공방·예술촌 짓고
예술가 모아 관광자원으로 육성
매년 인구 1만 증가, 상권 살아나

 인구 46만여 명의 가나자와시.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 공습을 받지 않고 450여 년간 지진 피해도 입지 않아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전통적인 모습이 남아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인구가 30만 명이었지만 90년대 초반 문화예술 창조도시로 변모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와 공예 관련 전문가를 끌어들이면서 매년 1만여 명의 인구가 늘어난 결과다. 94년부터는 예술창조재단을 설립해 21세기미술관과 공예공방, 창작의 숲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금박공예와 도자기·칠공예로도 잘 알려지면서 연간 7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주목할 점은 시설의 직원 90%가량이 자원봉사자나 문화예술 전공 대학생이다. 시민들에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자부심을 갖게 하고 대학생들에게는 창작공간을 마련해 주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가나자와시는 2009년 유네스코 창조도시 공예 분야에 등록됐다.



 시찰단을 이끈 강형기(충북대 교수) 충북문화재단 대표는 “가나자와는 도시계획과 문화정책·산업정책을 통합해 산업화한 대표적 창조도시”라며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 중심의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촌 남쪽에 위치한 뮤직공방은 강 교수가 주목한 ‘시민을 위한 문화정책’의 대표 사례다. 옛 기차역을 그대로 건물로 활용한 이곳에서는 주부와 아이 등 50여 명이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있었다.



 지휘를 맡은 주부는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문턱이 낮으니 부담이 없고 친구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 이용료는 6시간을 기준으로 1000엔(약 1만4000원)이다. 예술촌은 방직공장이던 곳을 96년 시가 사들여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예술촌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쇠락했던 주변 상권도 더불어 살아나고 있다. 청주시 방해권 문화관광과장은 “청주시도 옛 연초제조창 등 빈 건물에 대한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가나자와 예술촌을 모델로 구도심 활성화 방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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