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기업만 수익 쓸어간다고? 9년 간 이익률 차이 되레 줄었다

중앙일보 2012.04.03 00:35 경제 6면 지면보기
‘양극화 심화’.


한국경제연구원이 밝힌 ‘양극화의 진실’

 4·11 총선에 나선 후보들과 유권자 거의 모두가 공감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다. 하지만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느끼는 것과 달리, 각종 통계 수치는 오히려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분석이다. 사교육비 지출이 대표적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기업 쪽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익률 간극이 좁혀졌다. 한경연은 기업형수퍼마켓(SSM)의 성장이 소규모 유통업자들보다는 대형 종합소매업체의 이익을 더 깎아내렸다는 분석까지 제시했다.



 ◆사교육비 격차 완화=정부 정책이나 교육과 관련한 선거 공약 중에 ‘교육 양극화 해소’는 학부모나 교육자들에게 말 자체만으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통계청 등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소득 상위 20% 가구가 지출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하위 20%의 4.48배였다. 이 차이는 2010년 6.14배로 늘었다. ‘교육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경연 유진성 부연구위원은 “사교육비는 가구당 지출이 아니라 학생 1인당 지출을 놓고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현재 소득 수준 상위 20% 가구의 자녀는 평균 1.67명으로 하위 20% 가구(1.46명)보다 많아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가구당 사교육비용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생 1인당으로 계산을 다시 해보면, 2005년 소득 상위 20% 가구가 지출한 사교육비는 하위 20%의 5.09배였다. 이는 2009년에는 3.24배로 줄어든다. 교육 양극화가 오히려 완화된 것이다.



 ◆대·중소기업 이익률 평준화=정치권이 내놓고 있는 각종 대기업 개혁 정책도 양극화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기업은 이익이 쑥쑥 늘어나는데 중기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경연이 전기·전자업종 대기업과 중기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갈수록 차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에 따르면 2001년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3%, 중기는 -11.9%였다. 2010년에는 대기업이 8.1%, 중기는 4.4%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기 사이의 차이가 2001년 15.2%포인트에서 2010년 3.7%포인트로 좁혀진 것이다. 한경연 김영신 부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이익을 쓸어간다는 식의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SSM은 대형 소매점에 악재=SSM의 진출로 인한 파장 역시 사회에 퍼진 인식과는 다른 결론이 났다. SSM의 증가는 소형 수퍼마켓보다는 오히려 대형 소매점의 매출 증가율을 떨어뜨렸다.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SSM이 속한 중형 수퍼마켓(근로자 10∼19명)의 매출은 2006~2009년 3년 사이 52.3% 증가했다. 이 기간 근로자 1∼4인인 소형 소매점의 매출액은 41.3% 늘었다. SSM만은 못한 실적이다. 그러나 20명 이상이 일하는 대형 소매점의 증가율 30.7%에 비하면 월등한 성적을 올렸다. 한경연 임병화 선임연구원은 “SSM이 주변 소형 마트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시장을 놓고 보면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기업의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 얼마나 알짜배기 장사를 했는지 나타내주는 지표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도 있지만, 여기엔 이자비용이나 자산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 등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영업이익률이야말로 사업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9%였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