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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으로 Step UP ⑩ 누리켐·끝

중앙일보 2012.04.03 00:33 경제 7면 지면보기
박영진 누리켐 대표(왼쪽)가 아산공장에서 김영모 공장장과 실리콘 실란트인 ‘누리씰’을 들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누리켐]


베란다 창을 보면 새시와 유리 사이의 빈틈을 메워주는 물질이 있다. 건축용 ‘실란트’라는 제품이다. 방수는 물론 진동으로부터 유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란트는 주방 싱크대와 싱크대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실란트 제품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경기 의왕에 위치한 누리켐이다.

찢어진 박스까지 계산해 생산성 높여



 박영진(54) 누리켐 대표는 “우연히 건축용 화학제품을 취급하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오랜 세월 영업 현장에서 일했지만 말투는 엔지니어에 가까웠다. “실란트만 알지 화학에 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며 손사래를 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엔지니어다.



 대학 졸업 후 박 대표의 첫 직장은 텐트를 취급하는 무역회사 진웅이었다. 오퍼상 회사로 자리를 옮겨 건설용품 무역일을 하다가 1992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누리켐을 설립했다. 서울 서초동의 사무실에서 건설 현장용 절단기를 수입해 팔았다.



 어느 날 공사 현장에서 “시멘트를 섞을 때 쓰는 폴리우레탄폼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화학제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폴리우레탄폼으로 시작한 건축용 제품과의 인연은 좀 더 큰 시장인 실란트로 옮겨갔다. 특히 실리콘을 주원료로 하는 실란트 제품을 택했다. 처음에는 수입해서 팔다가 내친김에 직접 생산까지 했다. 처음엔 실패를 거듭했다. 연구개발(R&D) 끝에 선진 제품에 손색이 없는 실란트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매출이 매년 10∼30%씩 늘었다. R&D에 비교적 많은 투자를 한 덕이었다. 누리켐의 R&D 투자 비중은 2008년 매출의 0.11%에서 2010년 1.33%로 올랐고, 2015년에는 3%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올해 해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5년 목표는 2000만 달러다. 2017년까지 내수와 수출을 절반씩 하는 매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실란트에 비해 시장이 10배 정도 큰 접착제 개발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한국의 끈적끈적한 본드 맛을 해외 건설 현장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누리켐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매일매일의 회사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기계 하나하나의 생산량과 수율은 물론 시간당 생산성까지 계산해낸다. 이게 매일 거대한 생산일지 형태로 남아 함부로 버려지거나 약간의 낭비가 발생하는 요인을 제거한다. 예를 들어 배송용 종이 박스가 찢어진 건수까지 계산해 생산성 개선에 활용하는 식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정순태 자문위원의 코치를 받아 구축했다.



 박 대표는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은 없다.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알찬 지속가능 기업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으로 Step UP’ 순서



① 코아옵틱스

② 대화알로이테크

③ 경인정밀기계

④ 조이테크

⑤ BK바이오

⑥ 덕신건업

⑦ 스쿨뮤직

⑧ 크린텍

⑨ 한성중공업

⑩ 누리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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