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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욕창에도 투혼 발휘 … 이들이 진정한 국가대표

중앙일보 2012.04.03 00:19 종합 26면 지면보기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2012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푸른색 유니폼)이 미국 대표팀(흰색 유니폼)과 퍽을 잡기 위해 다투고 있다. [사진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팀이 201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대표팀은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2010년 밴쿠버 장애인겨울올림픽 금메달 팀인 미국에 1(3피리어드, 이종경)-5로 패해 준우승했다. 대표팀은 앞서 체코와의 준결승에서 정승환(강원도청)과 이용민(강원도청)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랐었다. 아이스슬레지하키팀이 2000년 국내에 처음 생긴 이래 13년 만의 쾌거다.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선수들 가운데 경력이 가장 오랜 주장 한민수(42·강원도청) 선수는 2일 전화통화에서 “비록 은메달이지만 경기장에 태극기가 올라갈 때 지난 13년 동안 고생한 게 스쳐지나갔다”면서 “우리 경기력이 일취월장한 건 강원도청 실업팀이 생기면서 직장 걱정 안 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아이스슬레지하키 실업팀은 2006년 창단한 강원도청팀이 유일하다. 클럽팀인 연세이글스와 레드불스까지 합쳐도 국내 팀은 모두 셋뿐이다. 등록선수는 50명 미만이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대표팀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7위, 2010년 밴쿠버 장애인겨울올림픽 6위 등 상승세를 이어왔다. 한민수 선수는 “미국은 클럽팀이 300개쯤 되고 등록선수가 1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정승환(26·강원도청) 선수는 6명의 대회 최우수선수 중 공격수 부문에 선정됐다. 정 선수는 훈련과정에서 왼손 손가락 두 개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으나 경기 출전을 위해 깁스를 하지 않은 채로 대회에 참가했다. 도핑테스트에 걸릴까봐 진통제도 맞지 않고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한다. 주장 한민수 선수는 “몇몇 선수들은 엉덩이에 욕창이 생겨 고름이 나는데도 온힘을 다해 썰매를 지쳤다”고 전했다.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조윤호 감사는 “선수들 대부분은 정상이었다가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다”며 “열악한 환경을 이겨낸 이들이 진정한 국가대표”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3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아이스슬레지하키=스케이트를 신는 대신 썰매를 타고 벌이는 하키종목. 하반신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돼 ‘장애인아이스하키’로 불린다. 15분씩 3피리어드로 구성된다. 다른 경기규칙은 아이스하키와 같다. 빠른 스피드에 격렬한 몸싸움이 수반되기 때문에 강력한 체력이 요구된다. 1994년 릴리함메르 장애인겨울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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