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론] FTA로 굳어질 한·미 관계

중앙일보 2012.04.03 00:14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석한
재미 변호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서울을 방문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오바마의 방한은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에게 최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이 보여준 놀라운 경제성장은 국제교류에 힘입었으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최대 교역 상대였던 미국과 함께 이룬 성과다. 미국은 이제 한국의 세 번째 교역 파트너이며 수출입을 합쳐 2011년 1010억 달러가 넘는 교역량을 기록했다. 전년도의 902억 달러에서 더 늘었다. 한·미 FTA는 앞으로 이 같은 양국 경제관계를 뒷받침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한·미 관계를 연구한 경제학자들은 한·미 FTA가 앞으로 무역장벽을 줄이고 한국의 수출을 늘려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규모를 5% 이상 성장시킬 것으로 본다. 한국의 대미 상품 수출액은 연간 60억~70억 달러 정도 늘어날 전망이며 서비스 부문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에 35만 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대한 한국의 개방성을 전 세계에 알려주게 될 것이다. 최근 한국은 외국 기업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고민해 왔다. 이러한 인식은 일부 외국 투자자로 하여금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게 했으며, 그 결과 한국에 대한 FDI는 많이 줄었다. 한·미 FTA로 인한 FDI 증가는 미래 한국 경제 발전의 원천이 되는 것은 물론 한국을 글로벌 경제 리더로 이끌 견인차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한·미 FTA에서 바로 이 투자 조항이 반대론자들의 핵심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한·미 FTA는 상대국에서 온 투자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양국에 공통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재산 수용 시 보상하도록 하고 있으며, 갈등을 조정할 때 중립적으로 중재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 국회의 FTA 반대론자들은 자국 정부에 이러한 투자 조항들을 재협상하고 협정 자체를 완전히 재검토하며, 나아가 아예 협정 자체를 무효화하자는 요구까지 해왔다. 한·미 FTA가 애초 2007년 노무현 정권 때 협상이 이뤄졌음에도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본질은 그릇된 정보에 있다. 반대론자들은 투자 조항이 한국의 사법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조항들은 아무런 침해도 하지 않는다. 반대로 한국과 미국 투자자들에게 분쟁이 생길 경우 중립적인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로 들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기구는 세계은행 산하 분쟁조정법정이다. 한국은 사실 1966년 이 기구의 창설 때부터 회원국이었으며 한·미 FTA와 같은 양국 투자협정을 다른 나라들과도 수없이 맺어왔다. 한·미 FTA에 있는 것과 동일한 투자 조항을 집권 정당과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지지해오기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한·미 FTA에 대한 비판론은 이 협정이 한국의 중요한 경제적·지정학적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예단과 감정을 반영한다. 무효화 주장은 한반도 주변 지역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한·미 협력이 중요해지는 지금 시점에서 양국 관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더구나 협정 폐기는 다른 예상 교역 파트너에 대한 한국의 신용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으며 한국이 계속 추구해 온 아시아의 지도적인 금융 허브가 되는 데도 방해가 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시대에 한·미 FTA의 이행은 한국과 미국이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증표로서 우뚝 설 것이다. 양국 기업과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들은 시장 개방과 수출 증대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양국 동맹의 견고함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반대로 한·미 FTA를 뒤집을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생길 것이다.



김석한 재미 변호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