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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강화마루 8개 제품서 발암물질

중앙일보 2012.04.03 00:13 종합 18면 지면보기
경기도 수원시 영화동에 사는 주부 이모(35)씨는 지난해 말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가 낭패를 봤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딸(3)을 위해 바닥재를 ‘친환경’ 강화마루로 바꿨는데 이후 딸의 병이 더 나빠졌다. 이씨는 강화마루에서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오염물질이 방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기준치 최대 6.5배 초과
“영·유아에겐 치명적”

 이씨는 “친환경이라 믿고 수백만원을 들여 공사했는데 지금은 뜯어내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속상해했다.



 이씨의 사례에서처럼 발암물질을 기준치 이상 방출하는 중국산 강화마루가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강화마루 16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절반인 8개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1.5㎎/L) 이상 검출됐다. 8개 제품 모두 국내 유통업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입한 중국산이었다.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강화마루는 4만3000t가량으로 국내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중국산인 A사 제품의 경우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L당 11.4㎎으로 기준치의 6.5배를 초과했다. 김신도(환경공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11.4㎎ 정도면 영·유아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밀도 나무 자재를 압축해 만드는 강화마루는 압축 과정에서 접착제로 포름알데히드 성분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L당 1.5㎎ 이하(데시케이터 측정법)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돼야 친환경 등급(E1)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강화마루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나와도 이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친환경 기준은 있지만 강제할 규정이 없어서다. 가구나 비닐장판 같은 건축재에 대해선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는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규정 마련에 나섰지만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L당 1.5㎎ 이하로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 내년 1월 시행할 계획이지만 시행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포름알데히드=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비염·천식 같은 환경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물질로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 건축자재에 많이 쓰여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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