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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부대도 아니고…' 처절한 北 입대조건

온라인 중앙일보 2012.04.02 14:36
입대를 촉구하는 북한의 `군입대 결의대회` 장면. [사진=중앙포토]


북한이 최근 인민군 징집 신체검사에서 현역 복무 남성의 신장 기준을 142㎝까지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 대상들의 키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1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3월 첫 주에는 145㎝까지 선발했지만 대상자들의 키가 너무나 작아 3월 말부터는 142㎝까지 합격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군사동원부에서는 '아직은 나이가 있으니 입대 이후에 더 자랄 수 있지 않겠냐'며 3㎝를 낮춘 것"이라면서 "이렇게 합격 기준을 낮추고도 각 지역에 할당된 인원을 채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왜 조선(북한) 종자는 계속 쪼그라 들고 있나" "선동 공연하러 가는 어린애들 같다"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입대 기준이 낮아진 배경에는 올해 징집대상이 1995년 출생자라는 점과 연관돼 있다. 소식통은 "95년 출생자라면 '고난의 행군 1세대'"라며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먹지 못해서 성장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고난의 행군'이란 90년대 중 후반 발생한 북한의 대기근 사태를 말한다.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회고록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말에 의하면 노동당원 5만명을 포함해서 50만명이 굶어 죽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시기 출생한 세대들을 가리켜 북한에서는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른다. '육체와 지식, 도덕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영유아 시절에는 영양과 의료, 10대엔 교육과 가치관의 공백을 경험했다.



한편 북한은 최소 119만명으로 추정되는 군병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만 16세 청소년까지 강제 징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UN '아동권리조약'의 '소년병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어서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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