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성암 1위 위암…10만 명당 2만9727명 위암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일보 2012.04.02 06:21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길 교수가 조기 위암 환자의 입 속으로 내시경을 집어 넣어 암 세포를 떼내고 있다. [중앙포토]
초기 위암 수술 20분 만에 끝 … 내시경 덕분이죠


회복 빠른 내시경수술 확산

지난달 3월 27일 오후 3시 인하대병원(인천시 중구) 3층 수술실. 젊은 여성이 수술대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 이 여성은 지난달 건강검진을 받다 우연히 위암이 발견됐다. 내시경초음파와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 결과 전이 위험이 없는 조기 위암으로 판정됐다. 위 상단 부분에 1㎝ 정도의 작은 위암 덩어리가 있었던 것. 집도를 맡은 소화기내과 김형길 교수가 수면 마취된 환자의 입 속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자 조그만 암 덩어리가 화면에 보였다. 김 교수는 20여 분 만에 환자의 암을 제거하고 수술을 끝냈다.



남성암 1위 위암 … 한해 2만 여명이 고통받아



위암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위암 환자는 2만 9727명으로 갑상샘암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남성에게선 2위 대장암과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길 교수는 “한국은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데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많아 위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라고 말했다.



 최근엔 특히 조기 위암 발병률이 높다. 전체 위암 환자 중 60%가 조기 위암 환자다. 김 교수는 “국가 암 검진사업에 위암 검진이 필수항목에 포함된 결과”라고 말했다.



 위암은 암세포가 조직에 얼마만큼 깊이 침범했느냐에 따라 판정된다. 위벽은 점막·점막하층·근육층·장막층 등 네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종양이 점막이나 점막하층까지만 침범된 경우 조기 위암으로 분류한다. 김 교수는 “점막 부위까지만 자리잡은 암은 림프선 등 다른 경로로 전이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기 위암 단계에서 떼어내면 5년 생존율이 95%로 대부분 산다”고 말했다.



위 그대로 보존하는 장점 … 회복 빨라



조기 위암 비율이 높아지자 수술법도 바뀌고 있다. 위암은 위를 직접 열어 암이 있는 부위를 광범위하게 잘라냈다. 위의 일부가 완전히 없어지므로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이어준다. 위를 절제하므로 소화장애를 안고 사는 불편함도 감수했다. 배에 흉터가 많이 남고 수술 후 통증도 심했다. 2~3주 입원하고, 회사에 출근하려면 한 달 이상 걸렸다.



 하지만 최근 조기 위암에 적용하는 내시경점막하박리법(ESD) 덕분에 이런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배를 절개한 뒤 위암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입으로 내시경과 수술장비를 넣어 위암을 도려낸다.



 김 교수는 “배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 데다 위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분화도 낮은 암은 개복수술 권장



내시경점막하박리법으로 수술하기 전엔 철저한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위암 치료법을 정하는 데 암 조직의 특성을 살피는 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점막에 위치하고 순한 암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분화도가 낮은 나쁜 암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경우 내시경으로 수술하면 안 된다. 개복술이나 복강경술로 위 일부를 떼어내는 전통적인 수술을 해야 안전하다. 이 때문에 내시경 수술을 하기 전에 반드시 정밀 검사를 거친다”고 말했다.



 내시경과 내시경초음파로 암이 어디까지 침범했는지,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한다. 또 분화가 심한 암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조직검사도 거친다.



 점막층까지 침범하고, 크기는 2㎝ 이하, 또 분화도가 좋은 고분화암이면 내시경 수술에 들어간다. 수면 마취를 한 환자의 입으로 내시경을 넣어 병변을 확인한 다음 위암이 생긴 부위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볼록 튀어나오게 한다. 그 다음 치료용 칼(전기나이프)로 위암 부분을 도려낸 뒤 꺼낸다. 동시에 피가 나지 않도록 전기 소작기로 지혈을 한다. 수술은 짧게는 20분, 평균 1시간 정도면 끝난다.



 내시경점막하박리법은 회복이 빠른 게 큰 장점이다. 배를 절개하지 않으므로 2~3일 입원하고,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위암 세포를 떼어 낸 자리에 남은 위궤양은 한 달 정도 약을 먹으면 사라진다.



 내시경점막하박리법은 국내에서 시행된 지 5~6년이 돼 안전성까지 입증됐다. 김 교수는 “여러 연구 결과 점막층까지 침범한 조기 위암은 내시경 수술법이 개복 수술과 비슷한 생존율·재발률을 보이면서 합병증은 적고 비용은 훨씬 저렴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조기 위암(점막층 위치)의 표준 치료라는 데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