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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설치 거부한 검찰 “사즉생” … 이영호 영장

중앙일보 2012.04.02 03:00 종합 5면 지면보기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1일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최종석(43) 전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옛 주사)에게 자료 삭제를 지시하고 2000만원을 건넨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를 받고 있다. 이 비서관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증거인멸의 몸통이고 ‘윗선’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영장 청구 사실을 밝혔다. 채 차장은 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수사해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관련자는 신분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검 차장이 긴급 브리핑을 한 건 이례적이다. 채 차장은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현대차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 사건 등을 지휘했다.



 한상대 검찰총장 등 대검 주요 간부들은 일요일임에도 모두 출근했다. 지난달 30일 KBS새노조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문건을 폭로한 뒤 2010년 1차 검찰 수사팀이 이를 축소 은폐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다급해진 것이다. 더욱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경질하라며 파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한 총장 주재 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별수사본부 설치 방안과 2010년 수사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방안 등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야당이 주장하는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거부하는 대신 현 수사팀이 사건을 조속히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채 차장의 브리핑 직후엔 2010년 수사팀도 입장을 발표, “사건을 은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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