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北보다 못먹네" 국내 대학 식당밥 국제 망신

중앙일보 2012.04.02 00:59 종합 17면 지면보기
지난달 28일 영동대학 기숙사에서 나온 아침 식사. 한 끼 2500원인 식단에 딸기우유와 딸기잼, 양배추, 빵, 수프가 나왔다. 이 대학의 올해 한 해 평균 등록금은 747만원이다. [인터넷 화면 캡처]
지난달 28일 충북 영동군 영동대학교 기숙사 식당. 올해 입학한 한 여학생은 아침 식사를 보자 한숨부터 나왔다.


인터넷 떠돌다 일본 블로그 소개
“감옥서 먹는 음식인가요” 댓글
식당 업체 “2500원 맞추다보니 … ”

 한 끼 식사가 빵 3개, 수프, 딸기 우유, 딸기 잼, 양배추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메뉴를 카메라로 찍어 친언니에게 보냈다. 친언니는 이날 오후 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동생에게 ‘네가 입맛이 없어 먹고 싶은 것만 골라온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동생이 ‘실제로 나온 걸 전부 다 가져온 것’이라고 대답했다”며 “신입생인 동생이 보낸 그 사진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적었다.



 사진이 올라온 포털사이트에는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군대리아(군대에서 나오는 햄버거)도 이것보다 잘 나온다”며 “대학생들에게 미리 병영체험을 시키느냐”며 비아냥거렸다. 이 사진은 일본에서 한국 소식을 소개하는 블로그에도 게재돼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감옥에서 먹는 음식이냐” “먹는 것은 북한보다 못하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영동대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곳이다. 당시 교과부는 취업률·교육비 환원율·재학생 충원율 등 8개 기준으로 전국 대학 346개교 중 43개교를 추려내 올해부터 정부의 모든 재정지원을 중단했다.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 알리미’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0학년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스텍의 한 해 등록금은 541만원이었지만 1인당 교육비는 725만원에 달했다. 반면 영동대의 경우 등록금은 786만원이지만 1인당 교육비는 766만원이었다.



 올해 영동대의 등록금은 747만원이고 한 학기 기숙사비는 43만원이다. 한 달에 40끼가 포함된 한 학기 식비는 39만5000원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재정지원 제한 대상이 된 대학들이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평가 지표에만 신경을 쓰면서 학생 복지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 대학의 기숙사 식당 운영 관계자는 “한 끼 식사당 가격은 2500원인데 우유 한 팩 550원에 빵 한 개 220원 등 원가만 1700원 이상”이라며 “식비는 학교에서 정해 주기 때문에 인상할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마음대로 식사의 질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영동대 육철 기획처장은 “식당 운영 업체가 올해 처음 학생들의 요청으로 서양식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식단이 부실하게 보이더라”며 “기숙사 학생 만족도 조사를 다시 해 향후 식단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