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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구글 무인자동차 운전한 시각장애인의 감격 … 새 가치는 어떻게 창출되는가

중앙일보 2012.04.02 00:48 종합 31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지난 주말 몇몇 트친(트위터 친구)들로부터 동영상 하나를 추천받았다. 미국 시간으로 27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놀라운 장면을 담고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이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이름은 스티브 마한. 시력의 95%를 상실한 법정 장애인이라고 했다. 그가 음성 명령을 내리자 차가 출발했다. 레이더, 전자 센서, 카메라 같은 장비로 교통 상황을 파악했다. 운전자의 요구대로 드라이브인 식당의 음식 판매 창구에 정확히 정차했다. 동영상 속 마한은 “내 생애 최고의 운전”이라며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곳을 갈 수 있다는 것이 내 삶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감탄을 자아내는 이 영상은 구글이 만든 것이다. 이 회사는 2010년 무인자동차 개발에 착수했다. “인터넷기업이 웬 자동차?” 할지 모르지만 구글은 이미 핵심 역량을 보유한 상태였다. 인공지능 기술과 매 순간 업데이트되는 세밀한 전자지도다. 구글 무인차는 이미 22만 마일 주행 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물론 상용화까진 아직 길이 멀다. 그렇더라도 장애나 질병, 고령으로 이동의 자유를 잃은 이들에게 새 희망이 생겼음은 분명하다.



 장애인에게 사랑받기론 아이폰이 으뜸이다. 터치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시각장애인들은 촉각으로 기기를 작동할 수 없음에 실망했다. 이를 환호로 바꾼 게 아이폰이다. 애플은 아이폰 첫 버전 때부터 ‘보이스 오버’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기기 사용 보조는 물론 e-메일과 문자메시지까지 음성으로 바꿔준다. 시각장애인 팝 스타 스티비 원더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위독하던 지난해 가을 공연 중 이런 말을 했다.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세요. 잡스는 배려와 진보의 정신으로 세계를 이끌었습니다. 모두가 최신 기술을 접할 수 있는 도전을 이뤄냈습니다.”



 구글·애플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IBM 같은 세계적 IT기업들은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배려한 기술 개발에 열심이다. 지난해 방한한 구글의 시각장애인 과학자 T V 라만은 “나이나 신체 상태에 상관없이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을 부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는 단순히 봉사나 시혜의 차원이 아니다. 새 시각은 새 기술, 새 시장을 낳는다. 회사와 브랜드에 남다른 가치를 입힌다.



 2010년 여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폰4 발표회에 갔었다. 잡스가 등장해 화상통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로울 것 없는 기술이었지만 청중은 감동했다. 홍보영상 속 연인은 청각장애인이었다. 화면을 통해 말없이 사랑의 대화를 나눴다. 군인은 병원에 간 아내가 보여주는 태아 초음파 사진에 감격했다. 잡스가 말했다.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습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러니 제2의 애플이 되고 싶다면 따를 것은 제품이 아니다. 인간 사회에 새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이나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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