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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하는 농민은 지원, 안하는 어민엔 무관심한 정책 안 돼

중앙일보 2012.04.02 00:22 경제 7면 지면보기
이종구 회장
수산업협동조합이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수산업은 1950~60년대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담당했다. 수산업계는 수산업이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급성장한 해운산업에 치이고, 농업에 밀렸다는 자괴감도 크다. 이종구(61) 수협중앙회장은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기로 따지자면 어민만 한 직업이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시위 잘하는 농민은 지원하고, 묵묵히 생업에 열중한 어민은 손해 보는 정책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제협동조합연맹 수산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50주년을 맞은 수협은 ‘바다 너머 미래를 봅니다’를 모토로 내걸었다.


수협 창립 50돌 … 이종구 회장 인터뷰

 -11월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현대화 공사가 시작되는데.



 “노량진 시장에서 수도권 수산물의 60%가 거래된다. 그러나 지은 지 41년이 돼 신선한 수산물을 취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현대화를 통해 저온 유통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출 것이다. 2015년 6월 새 시장 건립이 완공되면 바로 옆에 수산 복합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다. 노량진 시장을 일본 도쿄의 쓰키지(築地) 시장처럼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



 -명태·갈치 등 어업 자원 고갈이 심각하다.



 “지속가능한 어업을 해야 한다. 배의 크기·성능이 개선되면서 어획 강도가 세졌다. 그러나 싹쓸이식 어업을 하면 모두가 망한다. 근해 어업 자원이 줄어 먼바다로 나가면 그만큼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 한·중·일 3국이 어획자원보존협정을 맺는 게 시급하다. 또 위판 제도를 개선해 유통 수산물을 빠트리지 않고 통계로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통계가 없으니 대외 어업협상에 늘 어려움이 있다.”



 -개방 시대에 수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은.



 “수협의 첫째 임무는 어민이 생산한 물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양식의 경우 경제성 있는 사료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사료 6~7㎏을 먹여 수산물 1㎏을 얻는 방식은 경쟁력이 없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선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산품의 30% 이상을 예외로 해야 한다. 기업형 어업부터 맨손 어업까지 간극이 큰 수산업 양극화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어업인으로서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입장은.



 “꼭 필요하다. 중국이 이어도를 노리고 있고, 경찰력만으로 중국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치되는 섬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한국의 섬 3350여 개 중 유인도가 460여 개에 불과하다. 무인도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별도의 국토 관리 비용을 들여야 할 판이다. 외딴섬인 ‘조건불리지역’에 사는 어민에 대한 보조금이 육지에서 8㎞ 이상 떨어진 섬에만 적용된다. 이를 확대해 더 많은 어민이 섬에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국가 재정에도 이게 더 경제적이다.”



수산업협동조합



1962년 4월 설립된 협동조합으로 92개 지역·업종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 수는 16만여 명이다. 중앙회가 수산물 생산·유통·판매와 어민 복지 지원 업무 등을 한다. 수협은행은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분리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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